'I자형' 유지? 'ㄱ자형' 변신?
시내 면세점 전쟁이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의 선택이 궁금하다.
관세청이 면세점 분포도의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가 면세점 전쟁의 승패를 가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10일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3곳과 제주 면세점 1곳에 대한 신규 허가를 확정 짓는다.
뜨거운 곳은 4개중 3개의 신규 허가가 나올 서울이다.
서울 신규 면세점 허가는 대기업 두 곳과 중견기업 한 곳이다.
대기업군은 7개 업체가 중견 기업군은 14개 업체가 참여했다.
각 기업들은 짧게는 한 달 보름 길게는 두 달 이상 강력한 홍보전을 치르고 있다.
기존 면세점은 소공동과 장충동·광화문·잠실·코엑스·광장동에 위치해 있다. 영업지를 큰 그림으로 연결하면 강북과 강남을 잇는 Ⅰ자 형이다.
이번에 새로 허가를 받는 곳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기존의 I자형이 유지 될 수도, ㄱ자형으로 바뀔 수 도 있다.
기존의 위치에 추가로 허가하면 I자형, 기존의 위치가 아니 현재 면세점이 전무한 위치에 허가를 내주면 ㄱ자형이 된다.
각 업체마다 자신들의 후보지에 유리한 논리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I자형을 노리는 곳은 유통의 강자인 신세계·현대·SK·롯데 등이고 ㄱ자형을 원하는 측은 HDC신라·이랜드·한화·유진 등이다.
신세계와 현대 등은 관광객 유치가 우선이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에 면세점이 더 입점해 시너지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ㄱ자형을 원하는 곳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서울과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한강을 보여주고 서울상권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대승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 I자형의 최대 문제는 교통난이다. 기존의 소공동 롯데·광화문 동화·장충동 신라·삼성동 롯데 면세점 주변의 교통량은 이미 과포화상태다. 게다가 코엑스를 빼면 버스주차장을 확충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공동 롯데의 경우 관광버스 1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전부다. 여기에 추가로 신세계와 현대 등이 면세점 허가를 받으면 교통지옥이 불 보듯 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SK 등이 선택한 동대문 인근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ㄱ자형을 원하는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주차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ㄱ자형도 확실한 약점이 있다. 이전까지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지 않은 곳에 새로운 터전을 닦아야 한다. HDC신라가 선택한 용산·이랜드가 선정한 합정역 인근·유진의 구MBC사옥은 관광객보다는 내국인의 수요가 많다. 한화가 선택한 63빌딩 정도만 외국인 유치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쪽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어 대립은 날이 갈수록 첨예화 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 A는 "모두 배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동률이 나올 수 도 있다"며 "결국 관세청이 교통 문제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래서 관세청이 섣부르게 판단 기준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 B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동대문 한곳과 용산 그리고 나머지 한곳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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