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ㆍ유로존 정상 릴레이 긴급회의

그리스 국민들이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연장 협상안에 반대하면서,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정상회의의 결과가 그리스의 미래를 가늠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AP AFP에 따르면 그리스의 양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그리스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며 유로존 정상회의 긴급 개최를 요청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에 7일 오후 유로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혀, 알렉시스 치프라스(40) 그리스 총리가 이 회의에 참석해 합의를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확정되자 방송 연설에서 “즉시 협상을 재개하자”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인정한 채무 탕감을 거듭 요구했다. 또 48시간 내에 더 좋은 협상안에 서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와 추가 협상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면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IMF의 채무 상환에 실패해 ‘기술적 디폴트’를 맞은 데 이어 올 20일 ECB 채무 35억유로도 갚지 못하는 ‘실질적 디폴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확정되자 6일 즉시 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 증액을 요청했다. 그리스 은행들은 보유한 유동성이 10억유로 수준에 불과해 예정대로 7일부터 부도를 피하고 은행 영업을 재개하려면 ELA 한도 증액이 필수적이다.
ECB는 당장 ELA를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다 7일 유로존 정상회의 결과를 지켜본 이후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ECB는 그리스가 IMF의 채무 상환에 실패한 직후에도 ELA 한도를 증액하지는 않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ELA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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