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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김조광수 눈물 "동성결혼 왜 안되나요"

입력
2015.07.0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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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조광수(왼쪽)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가 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 심리를 마친 후 취재진을 향해 눈물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감독 김조광수(왼쪽)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가 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 심리를 마친 후 취재진을 향해 눈물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의 자격은 사랑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동성 혼인신고를 인정해달라’며 지방자치자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낸 영화감독 김조광수(50)가 6일 법정에 들어서며 한 말이다.

2013년 결혼식을 올린 김조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첫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이들의 재판 참석은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뒤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동성결혼 인정 여부를 두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재판이라는 점도 주위의 이목을 모으는 데 한 몫 했다.

첫 심리를 마친 김조 감독은 “얼마 전 미국 연방대법원이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이 가능하다고 역사적 판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성소수자들에게 차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이 대한민국의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첫 심리를 마친 소감도 덧붙였다. 그러고선 “우리는 단지 우리 관계를 인정해달라는 것뿐인데, 왜 그런 혐오를 받아야 하냐”며 “국민의 의무를 다 한 내가, 나도 국민인데도, 왜 내가 눈물을 흘리며 법정에서 호소해야만 하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법정 주변은 혼란스러웠다. 김조 부부의 동성 결혼 인정 관련 소송을 지지하는 성소수자가족구성네트워트와 건강한 가정을 위한 학부모 연합 등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맞섰기 때문이다.

온라인도 두 사람의 동성결혼인정 소송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등에는 ‘자신들이 동성애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까지도 얼마나 고통이 따랐을까. 주위사람에게 커밍아웃을 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생각하면 합법적으로 사랑을 해도 상관없다고 본다’(qhdm****)는 지지 의견부터 ‘두 사람이 하는 일은 건전한 가정의 틀을 깨는 범죄행위다.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가정에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정상적인 어른으로 자랄 권리가 있다’(파남비***)며 두 사람에 비판의 날을 세운 글까지 다양한 발언이 쏟아졌다. 두 사람으로 인해 다시 한번 동성 결혼 합헌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김조 부부의 동성 결혼 인정 관련 소송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조숙현, 장영석 등 15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조 부부는 20133년 9월 서울 청계천 광통교 인근에서 공개 결혼을 했다. 같은 해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맞춰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불수리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두 사람은 2014년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울서부지법에 서대문구를 상대로 동성간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재판 기일이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이번 재판은 1년 여 만에 첫 심리가 열려 관련 결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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