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통산 3번째 우승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제압하고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미국은 6일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캡틴’ 칼리 로이드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5-2로 크게 이겼다. 16년 만에 왕좌를 탈환한 미국은 독일(2회)을 제치고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국(3회ㆍ1991, 99, 2015년)에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 관전포인트는 미국의 설욕 여부였다.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은 일본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미국은 역대 여자월드컵 결승전 최다 골로 일본을 제압하며 4년 전 빚을 되갚았다.
승부는 의외로 이른 시간에 갈렸다. 미국은 전반 16분 만에 무려 4골을 집어넣었다. 로이드는 16분 동안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괴력을 보였다. 지난 6경기(조별리그+토너먼트)에서 전승을 달린 일본은 초반 미국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며 대회 2연패의 꿈을 일찌감치 날려버렸다.
미국은 전반 3분과 5분 로이드가 잇따라 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예감했다. 기선을 제압한 미국은 전반 14분 홀리데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발리 슈팅으로 추가득점에 성공해 3-0으로 달아났다.
로이드는 일본 수비진이 전열을 가다듬을 틈도 주지 않은 채 자신의 세 번째 골을 작렬했다. 전반 16분 볼을 끌고 나오다가 일본의 골키퍼가 앞으로 나온 것을 보고 중앙선 부근에서 약 60m 장거리 슈팅을 한 것. 로이드의 슛은 상대 골키퍼 키를 넘겨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문전에서나 원거리에서나 로이드의 발끝은 일본 수비진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초반 4실점한 일본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만회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전반 27분 가와스미 나호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오기미 유키가 골문 정면 부근에서 왼발 터닝 슈팅으로 추격 골을 넣었다. 일본은 전반 막판 37세 베테랑 호마와 사레를 출전시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초반 워낙 많은 골을 허용해 승부를 뒤집기는커녕 추격조차 하지 못했다.
4-1로 앞서가던 미국은 후반 7분 자책골을 기록했다. 수비수 줄리 존스턴은 일본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걷어내려 했지만, 볼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은 2분 뒤인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히스가 추가골을 넣으며 5-2로 경기를 끝냈다.
로이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최다 득점 선수가 받는 골든부트는 6골의 실리아 사시치(독일)가 수상했다. 로이드도 6골을 넣었으나 사시치보다 출전시간이 많아 실버부트를 받았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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