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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현실화 땐 화폐가치 폭락 살인적 인플레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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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현실화 땐 화폐가치 폭락 살인적 인플레 예고

입력
2015.07.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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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탈퇴 확률 70% 이상" 예측

그리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국제 채권단 제안을 거부하면서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5일 국민투표 실시 전후 “결과가 ‘반대’로 나와도 그리스가 유럽연합(EU)을 떠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으나, 유럽중앙은행(ECB) 채무 만기일을 2주 가량 앞둔 현재 전문가들은 그렉시트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6일 BNP 파리바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70%로, 크레디트스위스(CS) 그룹과 컨설팅업체 테네오 등은 75%로 내다봤다.

그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유로화가 사라진 그리스로서는 대신 옛 화폐인 ‘드라크마’를 발행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나 드라크마 발행 초기 화폐 가치가 급락해 경제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리스가 1832년부터 써온 드라크마화를 버리고 1999년 다른 유럽국가들과 함께 유로화를 채택했을 때 첫 유로화 유통 이후 정착까지 3년간의 과도기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기의 혼란이 최소 3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경제 분석가들을 인용해 드라크마 가치가 최소 20%에서 최대 85%까지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고, 일부 외신들은 유로ㆍ드라크마 환율이 1드라크마 당 0.001 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국민들의 재산과 소득수준은 급전직하게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화폐 가치 급락이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렉시트가 실제 일어날 경우 드라크마 가치가 폭락해 물가 상승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또 식품 공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의 국민들이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그렉시트 전후로 사재기에 뛰어들며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렉시트가 장기적으로 그리스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리스가 자체 통화를 도입하면 경제성장이 촉진될 때까지 화폐를 계속 찍어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제수준에서 그리스 물가를 낮춰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유인이 될 수 있으며, 수출도 급격히 가격경쟁력을 되찾게 된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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