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가 유로화 대신 옛 화폐인 ‘드라크마’로 회귀할 지 주목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6일(현지시간) 압도적인‘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도 투표 전 호주공영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도입 후 예전 조폐기를 부숴버려 드라크마화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말대로 채권단안을 거부한 국민투표 결과가 곧바로 그렉시트나 유로화 사용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로 인해 그리스는 유로화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유로를 지급 수단으로 쓰는 그리스가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새 통화를 도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투표결과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마저 끊기면 현금이 없는 그리스로서는 국가경제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체 통화인 ‘뉴 드라크마화’를 찍어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나라의 화폐 단위를 바꾸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그리스가 1832년부터 써온 드라크마화를 버리고 1999년 다른 유럽국가들과 함께 유로화를 채택했을 때에도 첫 유로화 유통 이후 정착까지 3년간의 과도기를 거쳤다.
화폐를 디자인하고, 워터마크나 특수잉크 등 위조 방지장치를 추가하고, 액면가를 결정한 후 발행해 효율적으로 전국에 배분하는 것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더 복잡한 것은 그 이후다.
기존 화폐인 유로화와 어떤 비율로 환산해야 할 지가 우선 중요한 문제다. 과거 드라크마화를 유로화로 전환할 때는 340.750 드라크마를 1유로 환산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드라크마가 도입되면 드라크마의 유로화 대비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드라크마 가치가 최소 20%에서 최대 85%까지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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