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6월 한 달간 집중 단속
1인 숍, 女업주가 직접 성매매, 외국 여성도 점점 다양화
오피스텔 업소 73% 강남권에 몰려
2만㎞를 날아온 중남미 여성, 업주가 직접 성매매에 뛰어 든 ‘1인 숍’, 성매매에 특화된 오피스텔….
서울경찰청이 6월 한달 간 일선 경찰서 단속반 70여명과 합동으로 시내 오피스텔 성매매를 집중 단속한 결과 드러난 새로운 성매매 유형이다. 경찰은 5일 “성매매 업소 144곳과 업주 124명, 성매매 여성 159명을 적발하고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일제 단속에서는 외국인 여성도 9명 적발됐는데 중남미 출신 여성 G(23)씨가 포함돼 있었다. 조사결과 G씨는 지난 4월 6개월짜리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약 2개월 동안 역삼동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상대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국가 출신 여성들의 성매매 사례는 많았으나 G씨처럼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한국으로 ‘성매매 원정’을 오는 외국인 여성들의 출신지가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여성은 경찰에서 협박ㆍ감금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단속팀은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업주가 직접 성매매 여성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1인 숍’도 새로운 성매매 양태로 자리잡았다. 40대 여성 성모씨와 이모씨는 역삼동 일대 오피스텔에서 접선책인 알선업자 없이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전문 홍보업자에게 월 5만~10만원을 주고 자신의 오피스텔을 모바일메신저 등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성매매 영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소문으로만 떠돌던 ‘1인 숍’의 실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간 알선책을 없애 수입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성매매도 여전히 만연해 경찰은 강남역 주변 4개 오피스텔에서 청소년을 고용한 뒤 성매매를 시킨 업주 최모(26)씨를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번 일제 단속에서 강남 지역은 성매매 온상임이 확인됐다. 적발된 전체 성매매 오피스텔 업소의 73%가 강남권에 몰려 있었고, 역삼동 일대가 포함된 수서서 관내에서만 37개 업소가 적발됐다. 특히 A오피스텔 한 곳에서만 16개 업소가 성매매 영업을 하는 등 강남의 특정 오피스텔을 거점으로 성매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들이 성매수 남성의 휴대폰을 넘겨 받아 통화내역 및 연락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거나 명함을 요구해 신분을 확인하는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단속된 성매매 업소의 재영업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오피스텔 관리자와 입주자들에게도 성매매 실태와 처벌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오피스텔 성매매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근절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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