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범현 kt 감독
더 이상 '승리 자판기'가 아니다. '승률 인플레이션'도 사라진지 오래다.
막내의 반란이 KBO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10구단 kt는 5일 수원 KIA전에서 9-2로 승리해 창단 두 번째로 3연전을 독식했다. 전날 3할을 돌파한 승률은 3할1푼6리로 높아졌다. 한때 '2할 승률도 장담할 수 없다', '시즌 100패가 예상된다'는 등의 최악 전망을 뒤엎은 대반전이다. 조범현 kt 감독조차 지난 달 말 "전반기에 3할 승률을 찍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을 만큼 기대하지도 않은 전반기 막판 대약진이다. 게다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상대 KIA는 올 시즌 kt가 8전 전패를 당했던 팀이다.
kt는 4월 한 달 동안 고작 3승만 올리며 22패나 당했다. 승률 1할2푼에 그쳤다. 안 그래도 취약한 저변에 중심타자 장성호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조 감독은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았다. 윤요섭과 박용근을 LG에서, 장성우와 하준호를 롯데에서 영입해 재미를 봤고, NC 오정복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이뤘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교체가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시스코를 퇴출하고 데려온 외국인타자 댄 블랙이 마르테와 쌍포를 구축하며 타선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p align="left">짜임새를 더한 kt는 6월 한달 동안 11승12패로 선전했고, 7월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신생팀으로선 꿈의 승률이라 할 만한 3할에 도달했다. 6월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승률 5할3푼6리(15승13패)에 달한다.
<p align="left">신생팀이 4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확실한 투수 3명을 갖춰야 한다. 쌍방울은 1991년 박성기(10승) 조규제(9승) 강길룡(8승)이 27승을 거두며 팀 승리(52승)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kt는 옥스프링이 6승, 장시환이 5승, 조무근이 4승을 보태며 25승 가운데 15승을 올렸다. 여기에 kt는 타선의 짜임새가 신생팀 중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시즌 초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p align="left">역대 신생팀 창단 첫 해 최고 승률은 8구단 쌍방울이 91년에 기록한 4할2푼5리다. 뒤를 이어 9구단 NC가 2013년에 승률 4할1푼9리를 올렸다. 반면 가장 낮은 승률은 86년 빙그레의 2할9푼이었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kt가 쌍방울과 NC를 넘어서는 것도 꿈이 아니다.
<p align="left">kt의 돌풍으로 리그 전체의 순위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선두 삼성도 6일 현재 승률 5할9푼7리(46승31패)로 6할 승률을 넘지 못한 가운데 꼴찌 kt가 3할대 승률로 올라서는 등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p align="left">사진=조범현 kt 감독.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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