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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Texting Acronyms and Slang 문자 통신의 약어

입력
2015.07.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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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문자 통신(texting)이 일반화하면서 줄임말을 쓰는 일이 많아졌다. 줄임말을 쓰는 방식은 같은 계층 사이에서도 제각각이다. 대표적인 예가 ‘because’다. 최근 미국 지식층에게 ‘당신은 이 단어를 문자 통신에서 어떻게 줄여 쓰십니까’라고 물었더니 각양각색의 답이 나왔다. 눈에 띄는 건 10대들처럼 because를 bc, 혹은 b/c, cos 등의 약칭어를 쓰는 어른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한 단어인 because를 음절 분리나 의미 단위 분철을 하면 be-cause로 표기할 수 있다. 후반부에 강세가 있으니 발성을 기준으로 보면 be-부분을 생략한다고 할 때 cos가 가장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두 음절을 모두 표현한다는 취지에서 bc나 b/c로 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름 일리가 있다. 어느 의사는 bc로 하면 다른 말과 혼동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다른 데서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는 b/c가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cos가 발음 측면에서 보면 충실한 표기가 아니라며 cuz가 낫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bcz, bcs라고 쓰기도 하고 극히 드물지만 bcos로 쓰는 예도 보인다. 영국에선 cz로 적기도 한다. 나라별로 보면 영국인은 cos를 선호하고 cuz는 미국인이 자주 쓰는 표기이며 호주인들은 coz로 적는 경우가 많다.

한 언어학과 학생이 이들 표기의 편리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기에서 몇 번 터치하여 완성하는지 세어 봤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전화는 하나의 번호 키에 ‘ABC’ ‘DEF’ ‘GHI’ 식으로 세 글자씩 배치돼 있다. 이 같은 전화기를 쓰면 bc는 5회를 터치해야 하고 cuz는 9회, cos는 10회, because는 16회를 터치해야 완성된다. 편리와 속도를 따지면 당연히 bc가 나아 보인다.

Because를 cos로 쓰면 수학에서 cosine을 줄여서 적는 cos와 혼동의 여지도 있다. 그래서 좀더 긴 문장에서는 because를 아예 생략하고 같은 의미의 semi-colon(;)을 사용하기도 한다. ‘I can’t be there today because I am working’을 ‘I can’t be there; I am working’으로 적는 방식이다.

은어나 유행을 타는 표기는 정착하는 데 시간을 요한다. Just kidding을 줄여서 J/K으로 적거나 ‘I love you’를 ILY로 적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아챌까. 이미 보편성을 띤 LOL(Laughing Out Loud) 같은 약칭어가 있지만 이건 haha로 적으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다. 또 다른 보편적 약칭인 OMG(Oh My God), THX, TX, THKS(이하 Thanks), ttyl(Talk to you later) 등도 모든 사람이 알아듣는 표기는 아니다. 비즈니스계에서 몇십년의 시간을 거쳐 정착한 약칭어 ASAP(As Soon As Possible)나 FYI(For Your Information)처럼 texting의 약어, Netlingo 혹은 text slang도 결국 시간이 흘러야 가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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