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환자를 수술하는가?’에 대한 답은 의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능한 많은 수술에 욕심내지만, 시간이 흘러 경험이 축적되면 저마다의 수술적응증이 정해집니다. 필자의 경우는 대단히 보수적인데, 요약하면 ‘좋아질 확률이 대단히 높고, 부작용 확률이 거의 없는 환자만 수술한다’입니다. 실제로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술로 좋아질 확률은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전립선의 폐색(막힘)의 정도가 심할수록 수술효과가 좋습니다. 이는 요속검사, 잔뇨검사 및 전립선초음파검사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의 원인은 배뇨 후에 방광에 소변이 많이 남거나 이차적 과민성방광에 의한 것인데, 전자는 수술로 좋아지지만 후자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심하고 오래된 비대증으로 방광기능이 많이 손상된 경우도 수술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한번 나빠진 방광은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한 당뇨병이나 파킨슨병에 의한 방광손상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 부작용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전립선비대증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출혈과 요도협착입니다. 매우 드문 합병증이기는 하지만 출혈은 응급처치를 요하고 요도협착의 치료는 간단치 않습니다.
전립선이 크면 내부의 혈관도 크고 많습니다. 플라즈마나 각종 레이저장비의 개발로 요즘 수술 중 출혈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수술 후에 생기는 지연 출혈이 문제인데 대부분 저절로 멎지만 응급처치가 필요한 출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전립선이 클수록 출혈도 심합니다.
요도협착이란 요도의 한 부위가 좁아지는 것인데, 요도와 내시경 사이 마찰에 의한 미세손상이나 허혈성 변화에 의해서 생긴다고 합니다. 선천적 또는 염증으로 요도가 좁아진 경우에 주로 생기지만 전립선이 크면 수술시간이 길어져서 부담이 됩니다. 플라즈마수술 등 작은 구경의 수술내시경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부작용의 확률이 높은 환자는 어떻게 할까요? 가능하면 약으로 치료하고,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학병원의 선후배 교수에게 의뢰합니다. 수술 몇 건을 돌파했다는 광고를 흔히 봅니다만, 그 숫자가 수술결과나 환자의 만족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적응을 좁히면 결과는 좋아질 수밖에 없고, 비싼 광고를 하지 않아도 소개로 찾아오는 환자도 늘게 됩니다. 이것이 필자가 보수적인 수술적응증을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박문수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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