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일주일간 남미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는 2013년 취임 후 첫 외국 순방으로 그 해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를 찾아 이번이 두 번째 남미 방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교황이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에콰도르 수도 키토의 200주년기념공원에는 수백 명의 노동자가 대형 스크린과 비계 등을 설치하며 교황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교황 방문을 “영광”이라며 환영했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에콰도르는 교황의 방문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교황은 노인, 수감자, 원주민, 빈민, 어린이들을 만나 빈곤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교황은 이어 13일까지 볼리비아와 파라과이를 방문한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는 고도가 3,650m에 달해 교황이 고산병 예방 효과가 있는 코카잎을 씹기로 했다고 볼리비아 정부는 밝혔다. 코카 잎 양성화를 추진 중인 볼리비아 정부는 교황의 이번 방문을 코카 잎 합법화의 기회로 활용할 전망이다.
남미는 세계 가톨릭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1970년대 90%에 달하던 가톨릭 신도는 현재 69%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교황은 9월에는 미국 방문에 앞서 쿠바도 찾을 예정이다.
김범수기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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