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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향토기업 줄줄이 경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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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향토기업 줄줄이 경영 위기

입력
2015.07.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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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기 1일부터 가동 중단

흥업백화점 법정관리 수난 끝 폐점

대농도 내수읍서 초라한 명맥뿐

충북의 대표적 향토기업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몰리거나 문을 닫아 지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일 청주상공회의소와 업계에 따르면 청주산업단지 내 한국도자기는 지난 1일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1943년 설립한 한국도자기가 조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도자기는 일각에서 제기된 경영위기설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회사측은 “여름 비수기를 맞아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8월 10일쯤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업 중단이 지속된 경영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한국도자기의 매출액은 최근 수년 사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작년 한해 손실 규모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에서 작은 도자기 공장으로 출발한 한국도자기는 충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꼽힌다. 1973년 본차이나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린 뒤 성장을 거듭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도 직원을 한 명도 내보내지 않는 등 상생경영을 고집해왔다.

한국도자기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 하루 전인 6월 30일 또 하나의 향토기업인 흥업백화점이 문을 닫아버렸다.

1990년 청주도심 성안길에 문을 연 흥업백화점은 순수 지역자본으로 건립된 향토백화점. 개점 첫 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유통업계를 견인했다. 하지만 경영위기에 몰리며 1995년 부도처리 된 뒤 법정관리를 받다 2011년 LS네트웍스에 매각됐다. 이후 4년 만인 지난 3월 유통전문회사인 ㈜건동에 다시 매각된 데 이어 이날 폐점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앞서 지역 최대의 향토기업이던 대농 청주공장은 설립 32년만인 지난 2005년 청주시 복대동 공장을 닫았다. 새 주인을 만나 이듬해 청원군 내수읍으로 이전한 뒤 초라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 때 동양 최대의 방적공장으로 이름났던 42만㎡의 복대동 공장터는 상업시설과 아파트가 가득한 복합단지로 개발됐다.

지역에서는 도내 향토기업들의 위기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기업이 급변하는 시대 변화와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도자기의 경우 세계적인 소비 패턴이 저렴한 생활자기를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도 고급화 전력을 고집한 것이 경영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기여를 해 온 향토기업들이 위기에 처해 더욱 안타깝다”며 “지역민은 애정을 갖고 구매 운동을 펼치고 지자체는 지원 조례를 만들어 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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