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에 이념·국경 초월 의미
'젊은이의 노래' 공식 찬가로 대체
4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남자 유도의 조구함(용인대)이 시상대에 서고 태극기가 게양됐지만 애국가는 울려 퍼지지 않았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유니버시아드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가장 다른 점은 시상식이다. 유니버시아드에서도 각 종목 순위에 따라 메달을 수여하지만 시상식에서 국가(國歌)는 연주되지 않는다.
보통의 국제 대회에서는 금ㆍ은ㆍ동메달을 딴 선수의 국기가 함께 게양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의 국가가 연주된다. 하지만 유니버시아드 시상식에서는 국가 대신 ‘젊은이의 노래(Gaudeamus Igitur)’라는 제목의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공식 찬가가 나온다. 유니버시아드는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처음 열렸는데, 당시에는 FISU와 사회주의 국가의 국제학생연맹(UIE) 대회가 각각 따로 개최됐다. FISU는 이념 갈등을 없애고자 1961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회 대회부터 국가 대신 공식 찬가로 바꿨다. FISU 찬가에는 유니버시아드가 기록을 위한 경쟁이 아닌 국경과 이념, 종교와 문화를 초월하는 지구촌 젊은이들의 화합 제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유니버시아드의 진정한 목적은 국가간 경쟁이 아니라 그야말로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라는 것을 상기하자는 취지다.
광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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