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 있는 아파트에요”
요즘 이 한 문장이 행사하는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분양만 했다 하면 건설사에 깜짝 놀랄만한 경쟁률을 선물로 안겨주고 있는 건데요.
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일 청약에 나선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는 평균 20대1, 최고 40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분양한 GS건설의 ‘청라파크 자이 더 테라스’(최고 56.7대1), 대우건설의 ‘아현역 푸르지오’(테라스 적용한 전용 53㎡B 31대1) 등도 테라스 덕에 흥행 맛을 제대로 봤는데요.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청약 평균 경쟁률이 서울 10대1, 인천 3대1, 경기 5대1 등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테라스’ 하나가 분양 성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테라스하우스가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보다 도시인의 로망을 충족해 주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팀장은 “아파트 편리성과 도심 속 자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효과가 있는데다 서비스면적이란 점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비스면적이란 점이 강조되는 탓에 ‘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테라스는 분양가를 올리는 주범이 되고 있기도 한데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광교신도시만 해도 광교 원천호수가 보이는 주상복합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1,500만~1,600만원인데 반해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는 1,800만원에 달합니다. ‘청라파크 자이 더 테라스’의 경우 같은 면적이어도 테라스 유무에 따라 분양가가 1억원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그 실태를 정확히 알 수 있는데요. “실수요자 위주 시장에서 무턱대고 분양가를 올렸다가는 흥행 참패를 면하기 어려운데, 테라스를 추가하면 비교적 저항 없이 분양가를 올릴 수가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