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선구안이 좋고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힘이 좋아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수비에서도 몸이 유연해 기본 이상은 해 줄 것이다."
외국인 타자 로메로에 대한 두산의 기대는 이처럼 컸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4번 타자를 친 데다 3루수로서 기본기도 갖췄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외모도 타이론 우즈(전 두산)와 닮았다. 우즈는 KBO리그를 거친 외국인 타자 중 단연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로메로는 경기를 치를수록 더 잘할 것이다. 타격 자세에 흠이 없어 못 칠 것 같은 느낌이 안 든다"며 "올해 잘 해서 마무리 훈련까지 데려가고 싶다"는 최고의 극찬을 얼마 전 했다.
하지만 빼어난 타격 능력에 비해 수비력은 조금 아쉽다. 유연성을 바탕으로 놀라운 운동 신경을 몇 차례 선보였고, 어깨도 워낙 강해 "투수를 해도 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지만 최근 들어 결정적인 실책을 연거푸 저질렀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기록한 실책은 고스란히 실점과 연결돼 투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로메로는 지난 4일 잠실 넥센전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부터 아쉬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1회초 1사 3루에서 상대 3번 윤석민이 친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다. 당시 3루 주자 고종욱은 무리해서 홈 쇄도를 시도했다. 로메로가 잡았다면 충분히 아웃 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허무하게 공을 놓쳤다. 그는 2회 2사 1ㆍ3루에서도 유한준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선발 장원준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만 잇따라 해야 했다.
물론 로메로도 할 말은 있다. 팀 사정상 3루와 1루를 번갈아 맡고 있어 특정 포지션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야수들은 의외로 1루 수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모든 플레이에 집중을 해야 해 생각보다 체력 소모도 크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 1루와 3루를 오가면 헷갈릴 수도 있다. 날아오는 타구의 질이나 회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4일까지 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에 5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인 로메로는 타석에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담장 앞에서 잡힌 타구들도 꽤 많다. 이 때문에 수비에서 몇 차례 나온 실책을 팀 내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적응을 마치면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두산 야수들의 생각이다.
사진=두산 로메로(왼쪽).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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