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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시위대, 한국 관광객들을 중국인들로 오인해 공격

입력
2015.07.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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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터키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위구르족 무슬림에 대한 중국의 대우에 항의하는 터키 민족주의자들이 4일(현지시간) 이스탄불 도심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중국인들로 오인하고 공격했다.

성난 시위자들 수백명이 투르크 위구르족들과 연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보스포러스 해협 해안에 있는 톱카피 궁을 향해 행진했다. 투르크 위구르족은 중국의 통치 하에서 문화적·종교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자들은 '알라후 악바르'(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톱카피 궁 바깥에 있던 일부 한국인들을 공격했다. 톱카피 궁은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이들을 공격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한 전투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시위대는 터키 민족주의운동당(MHP)과 밀접한 연계가 있는 악명 높은 극우단체 '회색 늑대들'의 회원들이었다.

터키 통신사인 도간의 비디오 화면은 한국 관광객 한 명이 기자들에게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번 사건은 이슬람의 성월(聖月)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 위구르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금식하는 데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는 터키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놓고 터키와 중국 사이에 다툼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터키는 이번 주에 중국 대사를 소환해 보도된 제한에 관해 우려를 전달했다. 중국 측은 이에 맞서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터키 측이 낸 성명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을 탈출해 태국에 수용돼 있던 위구르족 173명이 터키에 도착했다. 중국 측은 터키가 이 집단을 받아들인 데 대해 이달 3일 불쾌감을 표현했다.

최근 1주일간 터키 민족주의자들 수백 명이 전국에서 중국 측이 라마단 준수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항의해 시위를 벌였다.

이달 1일에는 이스탄불의 인기 중식당이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아 창문들이 깨졌다. 시위대는 이 중식당의 주인이 터키인이었고 주방장은 위구르족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터키는 무슬림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이며, 위구르족 공동체와 언어적·종교적 연계를 공유하고 있다. 또 터키에는 위구르족 단체들이 여러 개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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