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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수비가 헌납한 박병호의 100안타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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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수비가 헌납한 박병호의 100안타 선점

입력
2015.07.0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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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넥센과 두산의 시즌 10번째 맞대결이 열린 3일 잠실구장. 최다안타 1위 박병호가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안타를 몰아치며 리그에서 가장 빨리 100안타 고지에 올랐다. 1회 중전 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한 그는 3회 투수 앞 땅볼, 5회 우전 안타, 7회 투런 홈런, 8회 3루 땅볼, 연장 10회 3루 땅볼을 기록하고 경기를 마쳤다. 그런데 홈런을 제외한 2개의 안타에는 상당한 행운이 깃들었다. 두산 야수들이 연거푸 타구 판단을 잘못해 상대 타율만 올려줬다.

박병호는 1회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선발은 다승 공동 1위 유희관. 박병호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중견수 방면 얕은 뜬공으로 물러나는 듯 했다. 높이 뜨기만 했을 뿐, 타구는 뻗지 않았다. 3루에 발 빠른 서건창이 있었어도 희생 플라이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타구 판단을 잘못했다. '딱'하는 파열음이 나자 앞으로 쇄도하기는커녕, 원래 서 있던 위치에서 몇 걸음 뒤로 이동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이후 정수빈은 뒤늦게 얕은 뜬공인 걸 인지해 질주를 시작했다. 유격수 김재호도 몸을 돌려 공을 쫓았다. 그러나 타구는 둘 사이에 교묘히 떨어졌다. 박병호의 안타와 타점이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5회에도 안타를 날리고 묘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에도 평범한 뜬공을 2루수 오재원이 놓쳤기 때문이다. 3-2로 앞선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그는 볼카운트 원 볼에서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대로 이닝이 끝날 것으로 예상한 유희관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오재원이 타구를 놓쳤다. 행운의 우전 안타로 박병호는 클리닝타임 이전에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박병호는 평소 상대 야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비거리도 엄청나지만, 타구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롯데 우익수 손아섭과 두산 좌익수 김현수는 "(박)병호 형이 친 타구는 정말 빠르게 날아온다. 늘 긴장하고 수비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큰 부담을 안고 공을 던지는 투수나 그 뒤에 있는 야수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는 셈이다.

이날 나온 행운의 안타 2개도 그런 부분이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잘하는 정수빈이 맞는 순간, 뒤로 이동한 것은 박병호이기에 본능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사진=넥센 박병호.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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