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부터 시급 이외에 월환산액까지 최저임금으로 기재하는 시급ㆍ월급 병행 표기 방안에 합의했다.
3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경영계 측 간사인 이동응 경영자총연합회 전무는 “월급 대신 월환산액이란 말을 쓰고, 월 환산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한다는 문구도 포함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209시간은 근로자의 법정 월 근로시간이다.
최저임금 시급ㆍ월급 병행표기는 일부 공익위원이 먼저 제시한 것으로, 노동계는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할 경우 하루 임금이 추가 지급되는 유급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만큼 병행 표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경영계는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액은 시급ㆍ일급ㆍ주급ㆍ월급 중 하나로 정하게 돼 있다”고 반발하며 7차 회의에서 전원 퇴장했고, 8차 회의 때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인건비 부담 증가 등 사업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우려에서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또 다른 쟁점이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그간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고,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 취지에서 벗어난다며 반대해왔다. 주요 쟁점사안이 정리되면서 최저임금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동응 전무는 “노동계ㆍ공익 위원을 설득해 서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노동계는 1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해 갈등을 빚어왔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비공식적으로 최저임금 수정안 작성을 경영계와 노동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전원회의는 오는 6,7일 열린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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