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버스추락 사고 연수생 105명 입국
동료 잃은 슬픔에 말 없이 공항 떠나
지난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인근에서 일어난 버스 추락 사고로 동료를 잃은 지방행정연수원 연수생 105명이 3일 오후 5시1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한항공 KE870편을 타고 중국 다롄(大連)을 출발해 예정보다 20분 가량 늦게 인천에 도착한 이들은 사고로 동료들을 잃어버린 충격과 슬픔이 어두운 얼굴 표정에 그대로 배여 있었다.
운동화에 배낭을 맨 차림의 연수생 대다수는 공항에 대기중인 취재진들의 질문에 얼굴을 숙이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대답을 피했다. 상당수는 짐을 찾자마자 흩어져선 마중 나온 가족들과 함께 황급히 공항을 떠났다.
사고 당일 추락버스에 뒤이은 버스에 탔던 전북도 사무관 A씨는 당시 상황을 묻자 “더 이상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앞 버스가 추락한 것을 발견하고, 버스에서 내려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무릎을 다쳤다”면서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이 뒤늦게 도착한데다 들것 등 구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익명의 한 사무관은 “커브길에서 과속으로 버스가 속도를 내다 사고가 났다”면서 “버스들이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운행해 더 큰 화를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무관은 “비명횡사한 동료들을 생각하니 애통하고 비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날 귀국한 교육생들은 별도의 일정 없이 자율귀가 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이들은 다음주 초까지 휴식 및 안정을 취한 후 지방행정연수원 중급리더과정에 다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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