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수 한국 공무원 버스 추락 사고는 ▦급커브길 지형 ▦과속 운전 ▦다리 난간 부실 등이 결합해 일어난 참사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먼저 사고가 난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량수이(凉水) 조선족 마을 와이차 다리는 1㎞ 가까이 직선 코스가 이어지다 갑자기 90도로 꺾어지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북동쪽을 향해 달리던 차량은 다리를 건너기 위해선 핸들을 완전히 북서쪽으로 틀어야만 한다. 특히 다리로 좌회전하는 길과 그대로 직진하는 길이 교차하는 곳이다. 기사가 진로를 직진하는 길로 착각해 속도를 높였다 뒤늦게 다리를 보고 급회전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고 현장 다리 건너편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도 당시 버스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당시 버스는 하천을 끼고 직진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다리 앞에서 왼쪽으로 급회전을 시도한다. 다리에 진입할 때까지 버스의 속도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버스는 가속도를 이기지 못한 채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오른쪽 교각을 들이받은 뒤 강 아래로 뒤집힌 채 추락한다. 버스가 CCTV 화면에 처음 찍힌 시각은 1일 오후 3시36분 17초, 난간을 들이받고 기우뚱거리다 추락한 건 4초 후인 3시36분21초이다. 당시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기사의 과속 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중국인 기사가 사망,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차내에 장착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CCTV 동영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고가 난 다리의 난간이 제대로 보강되어 있었다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멘트로 세워진 다리 난간은 높이가 1m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난간 기둥 사이의 간격도 넓어, 버스 등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도 다리가 지어진 지 30년이 지났지만 보수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민들 증언을 전했다. 중국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상자 등을 제외한 연수생 105명은 3일 오후 5시1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무원들은 동료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어두운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섰다. 전북도의 사무관 A씨는 “앞 버스가 추락한 것을 발견하고, 버스에서 내려 구조에 나서다 무릎을 다쳤다”며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이 뒤늦게 도착한데다 들것 등 구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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