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서해(황해)에서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 실탄 군사 훈련을 벌였다.
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전날 서해에서 100척에 가까운 함정과 수 십 대의 비행기를 각각 홍군과 청군으로 나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항전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군망과 중국신문망은 함정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 장면(사진) 등을 공개했다. 훈련에선 각종 탄도 미사일과 어뢰, 포탄, 교란탄 등 수 백 발이 발사됐다. 북해함대가 주력 부대를 이뤘지만 동해함대와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선양(瀋陽)군구, 지난(濟南)군구의 부분 병력도 참가했다. 특히 정보화 부대가 가세, 각종 돌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벌였다. 중국은 훈련이 실시된 구체적 해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사령부를 둔 북해함대 주도로 훈련이 이뤄진 점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 가까운 서해의 중국 해역에서 실시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일보는 이번 훈련이 다섯 가지 특징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먼저 다양한 형태의 첨단 지뢰탄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지뢰탄은 목표물을 명중시키지 못했을 때에도 주변에서 터지도록 만들어진 스마트탄이다. 또 구축호위함, 잠수함, 신형 전투기, 방공 병력이 처음으로 함께 지뢰탄을 사용하며 수면과 수심, 공중의 목표를 공격하고 막는 훈련을 벌였다. 이 매체는 이어 공중, 해상, 해저 등 다양한 방면의 위협에 대한 훈련이 실시된 점, 제2포병 부대가 참여한 점, 정보화 부대가 주요 역할을 한 점 등을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은 홍콩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 “중국 해군은 정기적으로 훈련을 벌여왔지만 이처럼 대규모 훈련을 벌인 것은 일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 센트럴 오클마호마대 리샤오빙(李小兵) 교수는 “중국의 이번 훈련 규모로 볼 때 긴장이 고조되는 동중국해와 서해 해역에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미국과 일본에 모종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부 일본 매체들은 중국군이 이미 동중국해 정찰 시 무인기를 활용하는 등 해군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잡지 ‘외교학자’ 등은 중국군이 상하이(上海) 남쪽 항저우(杭州)만의 섬 다이산다오(岱山島)에 무인기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적어도 이곳에 3대의 BZK-005 무인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편 오는 9월 동해, 내년 5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러시아와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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