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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에 굶주린 유기견, 아파도 온종일 짖고 뛰며 주인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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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에 굶주린 유기견, 아파도 온종일 짖고 뛰며 주인 찾아

입력
2015.07.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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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분리불안 등 이상증세 보여

유행따라 팔렸다 크면 버려져

연말 치와와 유기견 대량 발생 걱정

1일 경기 과천의 서울대공원 반려동물입양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1일 경기 과천의 서울대공원 반려동물입양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1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반려동물입양센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 ‘불꽃이’(마티즈 수컷ㆍ3,4살로 추정)가 앞발을 들어 올려 우리를 감싼 유리벽을 반복적으로 쳤다. 송우진 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 주무관은 “앞발 어깨가 탈골되기 쉬워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면서도 “불꽃이가 낯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고 말했다.

불꽃이는 두 달 전 이곳에 왔다. 사람의 관심에 굶주려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 먹이를 들고 있으면 애교 부리는 일반적인 개와 달리 으르렁대며 위협하기 일쑤고, 장난을 치다가 격하게 흥분해 자원봉사자를 문 적도 많다. 김재경 서울대공원 실무관은 “이곳에 있는 유기견 28마리 중 대다수가 공격성, 분리불안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분리불안은 반려견이 주인과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불안정한 심리상태로 심하게 짖거나, 한 자리에서 계속 점프하고, 발을 계속 핥는 행동을 한다.

지난달에는 6개월째 이곳에 머물다 끝내 입양되지 못한 ‘링컨’(푸들ㆍ2,3살 추정)이 최초 구조됐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다시 보내졌다. 자원봉사자의 손가락을 물어 병원 치료까지 받게 할 정도로 공격성이 심했던 게 원인이었다. 김재경 실무관은 “강아지가 사회성을 익히고 언어를 배우려면 태어나서 최소 3개월은 어미ㆍ형제와 같이 지내야 하는데, 보통 생후 1개월만에 어미와 떨어져 펫샵으로 보내진다”며 “교육이 잘 안 돼 있는데다 주인을 잃은 스트레스까지 겹쳐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강아지 때는 다 귀여워하던 사람들도 개가 크면서 아무 곳에나 오줌을 싸는 등의 행동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병이 들어 치료비가 들어가게 될 때 고의적으로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버려진 동물은 8만1,147마리에 달하며 이 중 개가 5만9,180마리(73%)였다. 많이 키우는 만큼 쉽게 버린다는 얘기다. 2012년 10월 문을 연 반려동물입양센터에선 매달 8~10마리가 입양된다.

반려동물입양센터 실무관들은 “반려동물 들이는 것도 유행을 탄다”면서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엔 치와와 유기견이 대거 발생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방송된 케이블TV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장모 치와와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작고 안 짖는다’는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에 유통되면서 푸들의 인기가 치솟은 뒤 올해 초부터 이곳에 오는 푸들 수가 늘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25마리 중 절반을 차지했다.

박미란 실무관은 “개가 짖는 행동은 본능적으로 당연한 것인데, 아직까지 사람들은 개를 인형처럼 보려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과천=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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