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참가국 대표단ㆍ선수들 위해 야채초밥ㆍ콩고기완자전 등
50여가지 사찰음식 만찬 준비… "좋은 경기력 발휘 힘 보탰으면"
경기장 밖선 남도음식 맛자랑대회, 광주여름김치 페스티벌도 펼쳐져
“맛있는 U대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일 오후 광주 동구 빛고을자연사찰음식체험관. ‘타다닥타다닥.’ 경쾌한 도마 소리를 뚫고 나오는 김영섭(46) 체험관 운영위원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정말? 채소만으로 까다로운 외국인들 입맛을 잡을 수 있다고?’ 반신반의한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그는 “나중에 상차림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6일 오후 7시30분 무등산 자락의 천년 고찰 증심사에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의 참가국 대표단 및 선수들을 위한 사찰음식 만찬행사를 준비 중인 그는 “남도 특유의 맛이 담긴 사찰음식을 통해 광주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며 “천년의 세월까지 담은 밥상이 어찌 맛이 없겠느냐”고 활짝 웃었다.
체험관 측은 이번 만찬을 통해 사찰음식 50여 가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외국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사찰음식들을 중심으로 고른 것들이다. 그는 “음식 가지 수를 보면 청빈과 절제를 상징하는 사찰음식의 정신과는 다소 동떨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전세계 손님맞이를 위해 잠시 일탈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체험관 측은 이 가운데 야채초밥과 콩고기완자전, 고무마호박범벅, 수삼 샐러드 등 13개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각국 대표단 등 300여명에게 제공하고 나머지 음식은 뷔페식으로 담아 제공할 예정이다. 음식 준비엔 사찰음식 전문가 등 30여명이 참여한다. 음식 재료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1,000여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김 운영위원장은 “돈이 중요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맛의 고장, 광주에 와서 화학조미료 범벅인 음식만 맛보고 돌아가게 할 순 없다”며 “몸과 마음까지 정화시키는 사찰음식을 먹은 각국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면 U대회는 맛있는 대회로 성공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U대회는 맛의 고장답게 ‘맛있는’ 스포츠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경기장 주변 곳곳에선 남도의 전통음식을 U대회 선수단과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 체험하는 행사가 열린다. U대회 개막 이튿날인 4일엔 주경기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 북문 유니버시아드 파크 공연장에서 ‘남도 전통음식 맛! 자랑대회’가 개최된다. 맛 자랑 대회에는 광주지역의 내로라는 음식점과 외국인 음식점 등 28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대회 후에는 경연 음식들을 직접 맛 보는 체험행사도 이어진다.
또 대회기간 광주김치타운에서는 선수단과 광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광주김치와 김치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광주여름김치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축제에서는 오이나 깻잎 등 구하기 쉬운 재료로 덜 맵고, 덜 짠 맞춤형 여름김치를 직접 담가보고, 김치또띠아 등 김치응용요리도 만들 수 있다. 여름김치 30종을 실물로 전시하고, 배추김치, 갓김치, 반지 등 여름김치와 김치빵, 김치파스타, 동치미슬러시 등 응용요리 시식 행사도 진행한다. 광주시는 행사 기간 교통편의를 위해 김치타운과 주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선수촌 내에서도 각국 선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들의 상찬이 벌어진다. 24시간 운영되는 선수촌 식당에선 서양식, 동양식, 한식, 채식, 할랄식 등 총 5개 코너 400여종의 음식을 제공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 광주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남도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송정떡갈비와 유동 오리탕, 무등산 보리밥, 남도한정식 등 광주의 대표 음식들과 맛집을 소개해주는 이른바 ‘U대회 관람도 식후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승종 U대회 홍보부장은 “U대회 기간 광주를 찾은 방문객들은 역시 광주는 흥과 맛이 다르다는 점을 느끼실 것”이라며 “U대회를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남도의 맛과 스포츠가 어우러진 시민들의 축제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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