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손가락 골절수술을 받은 육군 일병에게 전신마취제를 잘못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가천대 길병원 간호사 A(24·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3월 19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정형외과에서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수술을 받은 B(20) 일병에게 주치의가 처방한 약물이 아닌 전신마취제(근이완제)를 잘못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술 당일 B 일병의 주치의는 수술 후 궤양을 막는 약물인 모틴, 기침을 막고 가래를 없애는 뮤테란 등을 처방했으나 A씨는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근이완제인 베카론을 잘못 투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치의 지시대로 투약했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간호사 카트에서 베카론 빈 용기가 발견되고 이 용기가 주치의가 처방한 모틴 용기와 유사한 점, B 일병의 임상적 경과가 오투약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료진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의 과실로 B 일병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베카론 투약으로 인한 호흡 마비 가능성 외에는 다른 사인을 찾기 어렵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으로 볼 때 A씨가 적정 약물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투약해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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