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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오가고… 자리 박차고… 與 최고위 '막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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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오가고… 자리 박차고… 與 최고위 '막장 드라마'

입력
2015.07.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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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劉 사퇴" 거듭 공세에 원유철 "일주일 못기다리나"

김무성 "마음대로 해봐" 격앙… 육두문자까지 동원 거친 설전

김무성(뒷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최고위원회의 도중 김태호(왼쪽)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한 추가 발언에 나서자 서둘러 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무성(뒷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최고위원회의 도중 김태호(왼쪽)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한 추가 발언에 나서자 서둘러 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봉숭아학당을 방불케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막무가내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자 김무성 대표는 “그만하라”며 화를 낸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김학용 당대표 비서실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개XX”라고 육두문자를 내뱉는 등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유승민 찍어내기’논란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폭발하면서 빚어낸 한 편의 막장 드라마였다.

발단은 김태호 최고위원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에 이어 세 번째 발언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원래는 서청원 최고위원 차례였지만, 마이크를 김 최고위원에게 넘긴 것이다. 연평해전 전사자들의 보훈 관련 발언을 마친 김 최고위원은 “저는 오늘도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 원내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를 존경한다”면서도 “이런 분 앞에서 매일 아픈 이야기 한다는 게 저도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운을 뗀 뒤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콩가루 집안, 저는 잘되는 걸 못 봤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유 원내대표 스스로 말씀하셨듯 나는 콩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가 되겠다, 이제 이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정색을 하고 김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논의한)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지 일주일이 지났느냐 열흘이 지났느냐”며 “3일밖에 안됐다. 일주일을 못 기다리느냐”고 김 최고위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회의장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원 정책위의장이 당내 분란과 관련된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었고, 그의 목소리에선 약간의 떨림도 느껴질 정도였다. 김 최고위원은 고개를 빳빳하게 든 채 눈을 감고 경청했고, 서 최고위원도 고개를 든 채 눈을 껌벅거렸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어 “유 원내대표 보고 그만두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을 위해서 무슨 도움이 되고 유 원내대표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당황한 김 최고위원이 “오해를 하면 안되니 제가 한 마디만 더하겠다”고 하자 얼굴이 잔뜩 굳어진 김 대표가 “오늘 회의 끝내겠다”며 회의 종료를 선언한 뒤 자리를 뜨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김태호 최고위원)

“마음대로 해!”(김무성 대표 회의장을 나가며)

“김 최고, 고정해!”(이인제 최고위원)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까 계속 하는 겁니다. 사퇴하는 게…”(김태호 최고위원이 거듭 반발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최고위원 팔을 끌어당기며 만류)

“김태호, 개XX.”(김 대표를 따라 회의장을 나서던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김 최고위원은 억울하다는 듯 김 대표를 따라 회의장을 나가면서도 “사퇴할 이유가 왜 없습니까. 무슨 이런 회의가 있습니까”라고 소리를 질렀다.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난장판을 지켜보던 유 원내대표는 역시 아무런 말도 없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 대표는 회의 이후에도 불편한 심기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대표 집무실로 돌아온 뒤“사태를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김 최고위원이) 공개ㆍ비공개 회의의 의미도 모르고 그런 말들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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