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9월까지 10% 할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도 조기 개최
양파ㆍ마늘 저율관세 물량 늘려
공연티켓 1장을 사면 1장을 덤으로 주는 ‘1+1 행사’가 정부 주도로 실시된다. 저소득층에 지원되는 ‘통합문화이용권’도 확대 공급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급격히 위축된 내수가 좀처럼 회생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내수 살리기를 위한 투자 활성화 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메르스 추가 확진자 발생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할인카드 매출액, 카드승인액 등 소비지표 회복속도가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딘 편”이라며 “관광ㆍ의료 등 분야에서 대외적 불안감을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ㆍ문화 분야에 나랏돈을 풀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 업계에 3,000억원 규모의 시설ㆍ운영 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또 관광 수요를 조기에 정상화 하기 위해 ‘공연티켓 1+1 지원’ 행사를 열고, 통합문화이용권도 더 많이 발행하기로 했다. 주로 비 성수기인 겨울에 외국인이 많이 찾는 백화점,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열렸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도 조기 개최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돈 풀기에 나서는 것은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메르스 여파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6월 넷째 주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이전인 5월 첫째, 둘째 주 평균과 비교해 각각 10.6%, 12.6% 하락했다. 외국인이 발길을 돌린 관광업계는 피해가 더 심각하다. 6월 넷째 주 하루 평균 관광객 수(1만7,100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9.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6월말까지도 방한 외국인 예약 건수가 거의 없고, 여가 활동 회복도 더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6월 넷째 주 철도와 국내ㆍ국제선 항공기 이용률도 전년 동기 대비 13.3~21.5%나 급감하는 등 출혈이 계속되고 있다. 문화ㆍ여가 분야에서는 대작 개봉으로 관람객 수를 회복한 영화관을 빼면 놀이공원과 프로야구 모두 아직까지 고전 중이다. 이는 카드승인액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6월 넷째주 기준으로 숙박업(-17.1%), 여행사(-14.2%), 여객운송(-13.4%), 문화ㆍ여가(-23.2%), 병ㆍ의원(-11.2%) 등 분야는 5월 1,2주 평균 대비 두 자리 수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9월 말까지 3개월 간 1,200억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에 대해 10% 할인 판매를 하고,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 지원 규모를 72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늘리는 등 피해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출경쟁력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수출 주력품목 제조 설비에 대해서는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차세대 유망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류스타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화장품 등 글로벌 생활명품을 발굴해 중국 소비재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정부는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대상 확대 ▦벤처 펀드 관련 규제 완화 ▦벤처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벤처ㆍ창업 대책도 내주 발표한다.
한편 가뭄과 재배면적 축소로 일부 농산물의 수급 불안이 심각해지는 것과 관련, 정부는 양파와 마늘의 저율관세 할당물량(TRQ)을 각각 2만1,000톤, 1만3,000톤 조기 도입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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