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운 택시기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인천공항을 비롯해 명동, 동대문 등 주요 관광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정상 요금의 최대 17배까지 요금을 부과한 혐의(사기)로 택시기사 성모(34)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지난해 7~11월 인천공항에서 서울을 오가며 47회에 걸쳐 230여만원의 부당 요금을 챙겼다. 한 번은 인천공항에서 서울 성북구의 한 호텔로 가던 캐나다 관광객에게 정상 요금 8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15만6,000원을 받기도 했다. 성씨는 서울로 진입할 때 톨게이트를 이용하는 점에 착안해 요금을 정산하기 전 “톨게이트 비용을 더 내야 한다”며 임의로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정모(51)씨는 지난해 11월 인천공항~서울 명동 구간을 이용한 한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원래 요금 3만8,000원의 17배인 65만원을 받아 내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챙긴 부당 이익은 50여 차례, 735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손님이 택시요금이 과다하게 나온 점을 이상히 여겨 한국관광공사에 제기한 민원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성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사정에 낯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치졸한 범죄”라며 “한국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바가지 요금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