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저하 기울어진 쌍탑 해체 보수… 주변 화강암으로 예술성 등 되살려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충북 옥천 용암사의 동서 삼층석탑이 해체 보수를 거쳐 제 모습을 찾았다.
2일 옥천군에 따르면 옥천읍 삼청리 용암사에 있는 보물 1338호 동서 삼층석탑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보수 작업을 벌여 최근 원형을 되살렸다.
동탑(4.3m)과 서탑(4.1m)등 쌍으로 이뤄진 이 석탑은 2012년 구조안전진단에서 지반 암반층의 불안정으로 인해 동탑은 동쪽으로 87mm, 서탑은 동쪽으로 196mm기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억 5,000만원을 들인 보수 작업은 완전 해체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재건 과정에서 1층과 2,3층의 축조 양식이 달라진 서탑의 경우 2,3층 탑신을 1층과 같은 양식으로 교체해 비례감을 살렸다.
교체한 탑신은 용암사 주변의 화강암을 활용, 원형을 최대한 살렸다. 동탑은 기단 일부를 교체해 균형을 맞췄다.
해체 과정에서 서탑 1층 탑신부에서는 청동그릇, 돌ㆍ나무 조각, 직물류 등의 유물이 나왔다. 이에 문화재위원회 감식을 거쳐 청동그릇 돌조각은 같은 장소에 재봉안했으며, 직물류와 나무조각은 불교중앙박물관에 위탁 보관키로 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오랜 시간 풍화작용과 지반 저하 등으로 탑이 기울어졌다”며 “이번 보수로 쌍탑의 예술적 가치와 안정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용암사 동서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성행한 ‘산천비보사상(山川裨補思想ㆍ탑이나 건물을 세워 산천의 쇠퇴한 기운을 북돋아준다는 사상)’에 따라 건립된 석탑 중 유일한 쌍탑이다.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2년 보물로 지정됐다. 용암사는 552년(신라 진흥왕 13년)창건된 천년 고찰이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이곳에 있던 용바위(일제가 파괴)에서 남쪽의 서라벌 하늘을 보며 통곡했다는 전설이 있다. 경내 암벽에 음각된 3m높이의 마애불은 마의태자상이라고도 한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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