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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트럼프 인기… 속타는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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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트럼프 인기… 속타는 공화당

입력
2015.07.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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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비하 발언 여론 비난에도

중산층 이하 백인 남성 선호도 급등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 10%로 2위

"수구 이미지 커진다" 전전긍긍

민주당은 "신이 내린 호재" 반겨

공화당 대선 출마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뉴햄프셔주 베드포드의 한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드포드=로이터 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출마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뉴햄프셔주 베드포드의 한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드포드=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도전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로 비난을 사고 있지만 인기는 점점 치솟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출마를 발표하면서 중남미 불법 이민자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쏟아내 주류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텃밭인 ‘중산층 이하-백인-남성’계층에서는 선호도가 급등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개인의 지지도에는 도움이 되지만, 공화당 진영 전체로는 수구ㆍ반동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어서 히스패닉 유권자 공략에 부심하는 공화당 진영 선거전략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1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18%)에 이어 10%의 지지율로 2위(공동)에 올랐다. 랜드 폴(켄터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9%,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8%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폭스뉴스의 지난달 24일 조사에서도 부시 전 지사(15%)에 이어 11%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지지율 상승은 남미계 이민자에 대한 막말 발언을 둘러싼 공방 수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16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는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과 범죄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멕시코 비하 발언 이후 주요 NBC방송과 메이시 백화점 등 주요 거래처가 트럼프와의 사업 중단을 선언했는데도 ‘멍청한 짓’이라며 오히려 맞받아 치고 있다.

이와 관련,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을 ‘놀랄만한 일’로 평가하고, 지지자들은 부동산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그를 미국인들이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중남미 이민자 규제, 중국에 대한 무역 봉쇄 등 황당할 정도로 극우적인 공약이 백인 남성 계층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초반 인기 고공행진은 민주당에게는 ‘신이 내린’ 호재로 여겨지는 반면, 공화당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폴 베갈라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등장은 하느님이 유머감각을 갖춘 민주당원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막말 파문이 계속될수록 공화당 진영 전체를 중남미 이민자를 무시하는 세력으로 규정, 내년 대선에서 그만큼 민주당이 유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한 공화당 대선후보가 이민자를 범죄자로 묘사했다”며 “우리는 경멸의 언어, 모욕, 인신공격을 쫓아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공화당의 다른 후보 전부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드리우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도 “트럼프의 발언은 더욱 다양한 유권자에게 다가가려는 공화당의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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