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을 눈앞에 둔 배우답지 않았다. 액션배우로서의 풍모는 여전했다. 1일 내한한 할리우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68)는 스크린에서 바로 걸어 나온듯한 당당함으로 2일 오전 서울 논현동 한 호텔에서 국내 기자들을 만났다.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터미네이터5’)의 개봉(2일)을 맞아 2013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함께 방한한 ‘터미네이너터5’의 여주인공)에밀리아 클라크에게 아름다운 서울의 여러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홍보와 휴가 등을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 100여명의 기업인들과 함께 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도 했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5’에서 기계군단에 맞서는 여성 사라(에밀리아 클라크)를 헌신적으로 돕는 인간적인 로봇 T-800을 연기했다. 그는 “훌륭한 시나리오이어서 출연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터미네이터는 내 연기 이력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된 배역”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상과학 영화로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담고 있고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배역이 나오니 관객들이 여전히 사랑하는 듯하다”며 ‘터미네이터’시리즈의 인기 비결을 분석하기도 했다.
슈워제네거는 오스트리아 출신 보디빌더였다가 할리우드 배우로 거듭난 뒤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까지 오르며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인물이다. 그는 정치인과 배우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완전히 다른 유형의 직업이면서도 공통점을 지녔다”고 답했다. “관객이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게 같다”며 “두 가지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 있어 기뻤고 그 누구와도 내 인생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가 가끔 그립기도 하다”면서도 “다시 하게 된 연기를 매우 즐기고 있다”고도 말했다.
액션 연기를 하기에 체력은 괜찮냐고 묻자 그는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며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액션 연기할 때 무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어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45분 동안 운동을 했고 오늘은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동안 운동을 했다”고도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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