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에이스' 잡는 '잠실 곰들'이다.
두산이 6월부터 상대 에이스들을 잇따라 무너뜨리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종 선발들이 연일 호투하는 가운데 야수들이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자 불안한 전력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은 지난 1일 잠실 홈 경기에서 LG에서 가장 안정된 투구를 펼치는 우규민을 조기 강판시켰다. 5회까지 9개의 안타를 때리며 4점을 뽑아냈다. 우규민은 부상에서 복귀한 5월14일 잠실 NC전부터 앞선 경기까지 4승2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산전을 치른 뒤 평균자책점이 3.66까지 치솟았다.
두산이 6월부터 무너뜨린 리그의 대표적인 에이스는 넥센 밴헤켄(6월6일) LG 소사(6월11일) 롯데 린드블럼(6월21일) KIA 양현종(6월27일)이다. 밴헤켄은 목동에서 4이닝 8실점(6자책) 했고 소사는 잠실에서 6⅔이닝 6실점했다. 린드블럼도 잠실에서 4⅔이닝 7실점했으며, 양현종은 광주에서 6⅓이닝 4실점으로 올 시즌 두 번째 4자책점 이상 경기를 했다.
두산은 지난 달부터 치른 24경기 팀 타율이 3할6리로 이 기간 삼성(0.312)에 이어 2위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3할1푼으로 넥센(0.308) 삼성(0.296)을 제치고 전체 1위다. 1일 현재 타격 15걸 가운데 김재호(0.335ㆍ5위) 민병헌(0.332ㆍ7위) 김현수(0.326ㆍ10위) 양의지(0.326ㆍ11위) 등 두산 선수들이 4명으로 가장 많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시즌 전 "체력 관리를 충분히 해준다"고 공언했는데,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며 "모른 척 출전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 텐데 너무 잘하고 있다. 내가 다 놀랄 정도"라며 "니퍼트가 빠져 있는 동안 토종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주고 있지만, 이에 앞서 야수들이 꾸준함을 보이면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현재 두산의 야수들은 잔부상을 하나씩은 안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안방 마님 양의지이다. 그는 시즌 초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아 생긴 발바닥 통증이 없어지지 않았다. 시즌 내내 안고 가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게다가 몸에 맞는 공이 1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블로킹을 하다 생긴 멍도 수두룩하다. 다른 선수들이라고 양의지와 크게 다른 것은 없다.
그러나 두산 선수들은 참고 뛰고 있다. "우리 팀 전력은 약하다. 상대보다 더 악착같이 달려 들어야 한다"는 주장 오재원의 말처럼 높은 집중력까지 유지하고 있다. 단발성이 아닌, 상대 에이스를 연거푸 무너뜨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실 곰들이 잃어버린 '허슬두' 야구를 상당 부분 되찾았다.
사진=두산 선수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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