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공무원 사기진작 차원서 시ㆍ군 대항전 추진

지난 3월 미국 출장 중 부부동반으로 골프를 쳐 구설수에 올랐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공무원 사기진작책의 하나로 대규모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홍 지사는 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도내 18개 시ㆍ군 대항 공무원 골프대회 구상을 밝혔다. 그는 “도내 2만3,000여 공직자들의 일체감을 높이고 최근 공무원 연금 개편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들 사기를 북돋우려고 오는 9월 시·군 공직자가 함께 참여하는 골프대회, 노래자랑, 족구대회를 잇따라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자체가 공무원이 대거 참여하는 골프대회를 개최하기는 처음이다.
도는 오는 9월 5일(토요일) 도청 4개팀, 창원시 3개팀, 나머지 17개 시·군에서 25개팀 등 모두 36개팀 144명이 출전해 시·군 대항전으로 펼쳐 1∼3위팀에 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제1회 경남도지사배 골프대회’를 열기로 하고 창녕군의 모 골프장 예약까지 마쳤다.
상금은 공무원 행사 경비로 책정된 예산 등을 활용해 600만원 가량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회 방식은 36개팀이 각 홀에서 동시에 경기를 진행하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되며,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는 참가 공무원이 개별적으로 부담키로 했다.
또 골프대회에 이어 노래자랑대회과 족구대회를 잇따라 열기로 하고 구체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홍 지사는 “공무원의 사기가 떨어지면 나라가 융성할 수 없다”며 “공무원들이 골프장을 가면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아들 이름을 쓰거나 가명(假名)을 적는 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강하게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 추진되는 공무원 골프대회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홍 지사가‘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검찰 기소를 앞두고 있는데다 무상급식 지원 중단 논란으로 시민단체가 주민 소환하려는 움직임까지 이는 상황에서 공무원 골프대회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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