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조업일수 많았지만 반등 못해
석유화학 고전ㆍ반도체값 하락 여파
그리스 사태 등 하반기도 먹구름
연간 목표치 달성 사실상 어려울 듯

올해 1월부터 줄곧 감소했던 수출이 결국 상반기를 마이너스 성장으로 마감했다.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많았던 지난달마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반기 내내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연간 6,000억달러라는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 달성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469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하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수출은 2,69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정부는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세계교역 및 중국 수입수요 둔화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 정부는 연초부터 내내 뒷걸음질치던 수출이 6월에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있었고, 올해 현충일은 토요일과 겹치는 바람에 지난해 6월보다 평일 조업일수가 2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관세청 통관이 이뤄지는 토요일도 하루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지 못한 이유는 전체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13대 주요 품목이 고전했기 때문이다. 유가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외에도 선박, 반도체 등의 영향이 컸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박은 올해 두 번째로 많은 40억달러를 6월에 수출했지만 지난해 6월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17.1% 감소했고, 반도체도 단가가 떨어져 물량이 늘어도 수출액이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0.9%로 확대되던 수출 감소폭은 지난달 -1.8%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수출 실적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유가가 조금 오른데다 상반기에 부진했던 자동차 분야에서 줄줄이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고, 갤럭시S6와 G4 등 휴대폰도 선전하고 있어 상반기 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낙관하기는 이르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입둔화, 주요 통화(엔·유로) 대비 원화 절상,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를 비롯한 유럽 정세불안 등의 위협요인이 여전히 상존한다. 또 진정세를 보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수출에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연간 수출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액이 5,55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1% 줄고, 수입액은 4,746억 달러로 9.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지난달 25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수출이 하반기에 회복하겠지만 상반기 부진한 탓에 전년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정부는 이달 중 수출 경쟁력 제고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1.5% 감소도 노력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라 연초 세운 수출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무역수지는 수입이 2,22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15.6%가 감소하면서 반기별로 사상 최대인 46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