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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의 역설, 상생을 위한 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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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의 역설, 상생을 위한 살생

입력
2015.07.0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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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을 위한 살생이 예고되어 있어 중소 상인들은 떨고 있다.

10일 확정될 시내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 업체들은 소속된 백화점이 면세점 경쟁에서 미끄러지길 바란다. 혹시라도 소속 백화점이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게 되면 크건 작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신규 면세점 사업 도전자들에게 상생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도록 했고 배점 기준을 마련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동반성장 프로젝트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각 후보자들이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그런데 관세청의 상생을 위한 유도가 의도와 다르게 중소기업 업체들의 손해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역전되고 있다.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권 2장을 놓고 후보업체들 모두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15년 만에 추가 허용된 시내면세점의 영업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각 후보자들은 고심 끝에 부지를 선정했다. HDC신라(용산 아이파크몰) 신세계(회현동 신세계 본점)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 한화갤러리아(여의도 63빌딩) 롯데백화점(동대문 피트인) SK네트웍스(동대문 케레스타) 이랜드(합정 자이갤러리)는 저마다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대기업군에 지원한 7개 업체 중 이랜드와 갤러리아를 뺀 후보업체들은 이번 면세점 사업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기존 중소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문제가 크게 발생 될 것으로 보이는 곳은 기존 백화점 및 대형몰을 후보지로 발표한 HDC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이다. 백화점은 특성상 제한된 면적에 다수의 브랜드가 영업을 하고 있어 공표한 면세점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대규모 이전 및 퇴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입점 업체들은 자리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면세점이 들어오면 비교적 좋지 않은 위치로 밀릴 수 밖에 없다. 대형몰은 대부분 개인 상인이 입점 되어 있다. 백화점 입점 업체는 대부분 회사인 반면 몰은 개별 사업자이기 때문에 생계 터전을 잃어버릴 수 있어 더 절박하다.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려면 명품 브랜드 입점은 기본이고 기존 영업 업체의 철수는 예견돼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는 일반 중소기업 브랜드보다 넓은 면적과 좋은 조건을 할애하지 않으면 입점하지 않는다. 명품 1개 브랜드가 입점하면 철수해야 할 브랜드는 다수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철수 업체는 힘이 있는 대기업 브랜드 보다는 중소중견 기업이 될 확률이 높다.

아이파크몰 입점 상인 A씨는 "3,4,5층 일부 매장들이 아이파크몰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구두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인들은 현대산업개발의 면세점 사업 계획 때문에 쫓겨난 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통보를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백화점 입점 중소기업 간부 B씨는 "우리 입장에서는 면세점 경쟁에서 (입점한 백화점이)탈락하기만 바란다. 좋은 몫에서 밀려나면 매출에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소연했다.

명품 브랜드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이다. 인근 상권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가까운 거리에 추가적으로 매장을 오픈 하는 것은 중복 투자이고 매출 효율은 감소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후보 업체들의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뿌리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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