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경찰서 민원실에서는 연락이 끊어진지 10년,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지 36년 만의 자매 상봉이 있었다.
자매의 연은 미국에 사는 언니 이금례(66)씨가 지난달 용산서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새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씨는 1977년 4월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미국으로 갔고, 이후 이사를 하면서 한국에 남은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최근 남편과 사별한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 LA 총영사관을 통해 가족 찾기에 나섰다.
“한국의 경찰서로 가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은 이씨는 지난달 23일 무작정 입국해 이튿날 용산서 민원실을 방문했다. 경찰은 이씨가 가져온 국제결혼 신고접수 증명원과 호적등본을 토대로 가족을 수소문했고, 주민센터와 공조해 막내 여동생 영미(54)씨가 경기 고양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동생 이씨는 29일 오전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용산서로 달려왔다. 언니의 출국을 불과 6시간 앞두고서였다. 헤어진 가족을 찾으려면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지만 출국일이 정해진 이씨의 사정을 들은 경찰이 서두른 덕분에 극적인 상봉이 가능했다. 동생 이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그날 처음 본 조카가 ‘이모를 알아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엄마도 행복해한다’는 내용의 한국어 메시지를 얼마 전 미국에서 보내왔다”며 “짧은 만남이어서 아쉬웠지만 이제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어 도움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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