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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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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산다"

입력
2015.07.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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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계대출 역대 최고 기록

투자목적 주택구입 크게 늘어

전문가들 '분산투자' 권고

제주지역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해 투자 목적의 거래가 대폭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급격한 경기변동이나 금리인상으로 부실대출이 늘어날 경우 가계는 물론 지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급증 배경 및 특징’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 5,8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7%(1조 2,189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작성 이후 월별 증가율로는 가장 높고, 전국 증가율 10.0%에 비해서도 12.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급증은 정부의 금융정책 규제 완화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도 낮아져 빚을 내 부동산을 사는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로의 이주열풍이 일면서 순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택구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주택매매가 활성화되는 것도 가계 대출 규모를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지난해 제주로 이사온 인구는 1만 1,112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착공 실적도 2013년 9,080채에서 지난해 1만 4,847채로 늘었고, 올들어 4월까지 6,274채가 착공해 지난해 같은 기간 3,920채보다 60.0% 늘었다.

도내 주택매매 거래량도 지난해 1만 2,2306채로, 5년 전인 2010년 8,545채에 비해 44%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4,893채가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6%(4,308채) 증가했다.

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제주지역 공공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9.4% 상승했다. 전국 평균 3.1%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개별주택 가격 역시 지난해에 비해 평균 4.72% 오르는 등 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두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제주지역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실수요 중심이 아닌 투자목적용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쏠림현상이 커진다는 데 있다.

제주지역 주택구입용 대출 비중은 전체의 69.2%나 차지해 전국 평균(48.7%)에 비해 매우 높고, 일시상환 및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그 비중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급격한 경기변동이나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이 취약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고혜영 조사역은 “제주지역 가계부채가 부동산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주택매매거래량과 주택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또한 가계들도 향후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 안정 등에 대비해 부동산 매입 일변도의 투자행태에서 벗어나 금융자산 등으로의 분산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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