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고용유지조치 계획서 제출
경영악화 누적 '위기 신호탄' 관측
충북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가 창립 72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자기는 이날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청주산업단지의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1943년 설립한 한국도자기가 조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업 중단에 앞서 한국도자기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고용유지조치 계획서를 제출했다. 고용유지 조치는 매출액 또는 생산량의 급감으로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할 경우 노사 합의하에 정부에 신청하는 제도다. 정부는 신청 기업의 근로자에게 고용유지지원금 명목으로 임금의 50~70%를 지원한다.
한국도자기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영위기설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메르스 영향 등으로 경기 부진이 겹쳐 여름 비수기를 맞아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키로 한 것”이라며 “조업 중단 이후 기계 점검을 마친 뒤 8월 10일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업 중단을 위기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영 실적이 갈수록 악화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공장가동 중단이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도자기의 매출액은 2011년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1년 489억원, 2012년 465억원, 2013년 404억원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384억원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손실 규모는 104억원 7,200만원에 달했다.
청주에서 작은 도자기 공장으로 출발한 한국도자기는 1973년 본차이나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린 뒤 성장을 거듭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도 직원을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아 지역에서 가장 안정된 업체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과 유럽산에 밀리고, 장기적인 경기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고전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가 한국도자기의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며 “슬기롭게 위기를 돌파해 글로벌 도자기 브랜드의 위상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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