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금융당국이 노력하고 있다"
임 "우리銀 민영화 방안 이달 확정"
금융개혁을 기치로 내건 ‘임종룡 호(號)’가 출범한 지 100여일 동안 여러 금융개혁 방안이 추진되었지만, 금융개혁에 대한 현장의 체감도는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추진 중인 금융개혁 진정성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금융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에 조사한 ‘금융개혁 100일 서베이’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개혁이 체감도 높게 진행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41.8%에 그쳤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13.6%, 보통이란 응답이 44.5%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금융권 최고경영자, 실무자, 연구원 등 110명을 상대로 한 설문으로 진행됐다.
금융당국의 비공식 행정지도가 근절됐다고 답한 비율도 21.9%에 그쳤다. 금융위가 그간 법령 근거 없는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장에서는 금융당국의 비공식적 간섭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개혁을 위해 금융당국이 노력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80%가 긍정적 응답을 했다. 특히 임 위원장 취임 후 금융회사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발족된 현장점검반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82.3%에 달했다. 금융위 현장점검반은 146개 금융사를 방문해 1,450명을 면담했고, 1,943건의 제안을 받았다. 이 중 47%의 제안은 실제 수용됐다.
한편 임 위원장은 이날 금융개혁회의 출범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화에서 “우리은행 민영화(매각)와 관련한 시기와 방식을 이달 중 확정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은산분리를 완화하면서까지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사 우리은행이 팔리지 않는다 해도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4%로 규정한 은행법까지 손을 대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 “적정한 매각구조가 안 나오면 시기를 다시 볼 수도 있다”고 말해, 시간에 쫓겨 낮은 가격에 우리은행을 팔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취임 후 100여일동안 총 37회 현장방문 일정을 수행했으며, 금융업 현장관계자를 만나 여론을 수렴하는 금요회를 여덟 차례 참석했다. 임 위원장은 “(일정 소화에) 체력적으로 좀 힘들다”면서도 “제 소명인 금융개혁이 완성될 때까지 체력적 어려움을 심정적 보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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