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0구단 체제로 시작한 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관심을 모았던 개인 기록도 풍성한 가을 수확을 위해 차곡차곡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해까지 팀 당 128경기였던 프로야구는 144경기로 늘어나 누적 기록들도 역대 최고의 성적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절정을 이뤘던 타고투저 현상이 다소 완화되면서 같은 기간 대비 타자들의 성적은 다소 떨어졌지만 투수들의 ‘꿈의 기록’은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25년 만에 20승 듀오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현재 나란히 11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피가로(삼성)와 유희관(두산)이 주인공이다. 삼성은 72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피가로는 산술적으로 14차례 정도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74경기를 남겨 유희관은 약 15번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지난해 밴헤켄(20승ㆍ넥센)에 이어 2년 연속 20승 탄생은 기정사실이다. 2년 연속으론 1989년과 1990년 선동열(21승-22승ㆍ당시 해태) 이후 25년 만이다. 유희관이 달성할 경우 국내 선수로는 1999년 정민태(20승ㆍ당시 현대) 이후 16년 만이며 ‘선발 20승’으로 범위를 좁히면 1995년 이상훈(20승ㆍ당시 LG) 이후 20년 만이다. 또 피가로와 유희관이 20승을 동반 정복하면 1985년 김시진(25승), 김일융(20승ㆍ이상 당시 삼성), 최동원(20승ㆍ당시 롯데) 이후 30년 만에 한 시즌에 두 명의 20승 투수가 배출된다.
탈삼진에서는 102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밴헤켄이 205개 안팎으로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즌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ㆍ210개) 이후 3년 만이다. 팀이 치른 73경기 가운데 46번이나 김성근 감독의 호출을 받은 박정진(한화)은 산술적으로 투수 역대 최초로 90경기 출전도 가능할 전망이다. 128경기 체제였다면 거의 야수 수준이다.
관심을 모았던 꿈의 60홈런과 150타점은 미지수다. 홈런 공동 1위인 박병호(넥센)와 강민호(롯데ㆍ이상 24개)는 각각 73경기와 67경기에 출전한 가운데 비슷한 페이스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약 53~55개 정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홈런왕 4연패에 도전하는 박병호는 128경기에서 52개를 때린 지난해에도 처음 45경기 동안은 19개에 그쳤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된 분위기여서 60홈런 등정 희망은 남아 있다. 박병호는 최다안타에서도 97개로 이용규(95개ㆍ한화)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70경기에서 72개를 기록 중인 테임즈(NC)가 산술적으로 이승엽의 시즌 최다 타점(144개ㆍ2003년)과 어깨를 나란히 할 페이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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