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Word Play (재미있는 말)
얘기 도중 ‘Hmm, interesting!’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냥 성의 없이 내뱉는 무관심의 말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얘기를 하는데 옆에서 ‘Unique!’ ‘Effective’라고 하거나 ‘You must have had a lot of fun doing that’처럼 말하는 것도 외견상 긍정의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무성의한 맞장구(backhanded responses)다.
영어에는 직설적 표현보다는 돌려 말하고 격식을 갖추는 표현법이 많기 때문에 쉬운 단어도 새겨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고맙다는 말을 ‘Thanks’라고 한 마디만 할 때 진정으로 고맙다고 해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때문에 호주 등에서는 뒤에 별도의 호칭이나 덧말을 붙여야 그나마 진정성이 전달된다고 하여 ‘Thanks, Champ’나 ‘Well done, chief’식으로 말한다. 미국 남부에 가면 유독 종교적 표현이 많다. ‘God love him!’ ‘God love you’라고 말하면 외지인들은 ‘아 축복을 기도해주는구나’로 알지 모르지만 현지인들은 지역 특성이나 건성으로 하는 말로 느낀다. ‘That must be nice’나 ‘well, at least you’re happy’ ‘You both seem very happy’ 등도 엄밀히 따지면 성의 없는 말로 들린다. ‘Isn’t that special/wonderful?’이나 ‘That must be good therapy for you’ 역시 감탄도 아니고 칭찬도 아니다. 청산유수인 사람들은 더 적극적인 표현을 하는데 ‘That’s very distinctive’ ‘No, really, do go on’ ‘I might have said that, too’ ‘He’s not from around here’ 등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실제로는 습관적으로 내뱉는 맞장구일 뿐이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이러한 어구가 쓰인다. 아들이 엄마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엄마가 ‘Thanks for sharing’이라고 하면 ‘그래 얘기해 줘서 고맙다’라는 뜻보다는 ‘그래 알았다’라는 무성의한 대답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Well, aren’t you sweet!’ ‘I’ll keep that in mind’ ‘How nice’ ‘Good for you’라고 말하는 것도 정성 어린 반응보다는 최소한의 의무적 대꾸일 뿐이다. 자녀가 성적이 좋지 않거나 배우는 게 느린 경우 부모들은 ‘Bless his/her heart’라고 한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을 때는 격려 같지만 내막을 알고 들으면 ‘I don’t know where it came from’으로 ‘저런 아이가 어디서 태어났담’이라는 뜻이다. ‘That’s nice’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처럼 ‘nice try’ ‘Interesting’ ‘Well, that’s different’ 등도 성의 없는 말인 것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들 용어 사용은 신중해야 하고 해석할 때에는 직역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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