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B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8 박영훈이 ▲때 갑자기 △로 뒷걸음치는 바람에 1로 두점머리를 얻어맞은 다음 2부터 7까지 진행돼서 순식간에 중앙이 흑의 세력권으로 변했다. 이렇게 되면 위쪽 백 대마가 불안해지므로 박영훈이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흔히 이런 형태서는 참고1도 1부터 5까지 진행하는 게 보통이지만 지금은 6이 벌림과 공격을 겸한 절호점이어서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8을 먼저 두었지만 그래도 역시 9, 11로 흑이 야금야금 실리를 벌어들이고 있다.
12도 고심의 한 수다. 아직 백 대마 전체가 미생이므로 서둘러 집 모양을 만들려는 생각이지만 조금 전 아래쪽에 이어 여기서 또 13으로 두점머리를 맞은 다음 14 때 15로 이단젖힘 당하자 백이 무척 괴로운 모습이다.
박영훈이 16, 18으로 시간연장책을 쓰면서 고민하다가 다시 한 번 중대 결단을 내렸다. 고분고분 참고2도 1로 뻗는 건 2가 워낙 큰 자리여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22, 24로 상변을 먼저 돌파했다. 사실상의 승부수다. 백 대마 전체가 아직 불안한 상태지만 “타개는 자신 있으니 잡을 테면 잡아 보라”는 얘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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