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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보려고 메이저리그 17개 구단 목동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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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보려고 메이저리그 17개 구단 목동 찾았다

입력
2015.07.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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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효과'…스카우트들, 성격에 스트레스 해소법까지 질문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1회말 우천으로 취소됐다. 넥센 박병호가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1회말 우천으로 취소됐다. 넥센 박병호가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거포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를 보려고 벌써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넥센의 김치현 전략·국제팀장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17개 구단이 다녀갔다"고 소개했다.

김 팀장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훨씬 많다"며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쿠바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쿠바 선수들이 각광을 받은 것처럼 박병호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첫해를 보내는 강정호의 후광 효과를 일부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어에 능통하고 메이저리그 사정에 해박한 김 팀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과 허심탄회하게 정보를 교환하며 박병호의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김 팀장은 "스카우트들은 그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물어본다"며 "박병호의 가족관계, 성격, 클럽하우스에서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지 등을 주로 물어본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술이나 담배를 입에 대지도 않는데, 그러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체크사항이라고 소개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스카우트는 박병호가 작년보다 체격이 작아진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렸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다.

박병호에 대해 정보는 알려주되 여기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김 팀장은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거짓말을 하면 구단의 평판이나 신뢰도가 안 좋아질 수 있으니 절대로 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미국 서프라이즈로 전지훈련을 갈 때 박병호는 클럽하우스 락커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외국인 선수 옆에 락커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해요. 외국인 선수 옆에서 대화도 많이 하고,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어합니다. 미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요.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적응 여부에 대해서 문의가 올 때는 이런 사례를 소개해줍니다."

그는 "일부 메이저리그 구단은 박병호의 3루수 수비 능력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그럴 때는 박병호가 LG 트윈스 2군에 있을 때 3루수로 뛴 적이 있고, 시범경기나 연습경기 때 3루수로 나간 적이 있다는 정도만 말해준다. 데려가서 판단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그의 꿈인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넥센 구단은 일찌감치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다고 공언한 상태.

벌써 메이저리그 17개 구단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을 얻고 있지만 아직 진출 여부를 확언하기에는 이르다. 지금은 일종의 '면피용'으로 박병호를 조사하고 가는 수준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그래도 강정호 때와 다른 게 있다면 시즌 초반부터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많이 온다는 점"이라며 "지난해에는 시즌 후반기에 주로 많이 왔는데, 지금은 시즌 초반부터 많이 온다"고 소개했다.

그는 "늦여름이나 초가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그때 가서 직급이 높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스카우트들이 찾아오고, 시즌 마지막에 구단 부사장급의 수뇌부가 방문한다면 그것은 진짜로 박병호 영입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경우 텍사스의 스카우트 12명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다르빗슈를 크로스 체크했다고 한다.

김 팀장은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스포츠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LG 트윈스에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은 뒤 2008년 지금의 팀으로 옮겼다. 넥센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영입한 일등공신이 바로 김 팀장이다.

김 팀장은 "일부에서는 넥센 구단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특별 대우해준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아니다"며 "우리가 미국에 선수를 스카우트하러 갈 때에도 똑같은 대우를 받으니까 우리도 똑같이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는 올 시즌에도 홈런 24개로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율 0.349(2위). 타점 62개(5위), 안타 97개(1위), 장타율 0.673(5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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