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스코 등 19곳 최우수
재계 "획일적 평가 방식은 문제"
대기업 계열의 홈쇼핑 업체들이 동반성장 노력을 게을리 해 협력업체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홈쇼핑업체들은 지난 3월 납품업체에게 각종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져 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동반성장지수를 30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매출이 높은 대기업 중에서 중소 협력사가 많은 기업 132개로, 그 중 시범조사 대상인 20개 중견기업은 공표에서 제외됐다. 지수는 대기업이 협력사와 맺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이행실적과 1·2차 협력업체 등 1만6,046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동반성장 체감도조사 점수를 50 대 50 비율로 합쳐서 산출했다.
대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은 지난해 보다 다소 향상된 편이다. 가장 높은 등급(최우수)을 받은 기업은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와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포스코, 현대미포조선, SK종합화학, SK텔레콤 등 19개로 전년(14개) 보다 5개 늘었다. ‘우수’와 ‘양호’ 등급은 각각 37개과 42개사였다. ‘최우수’와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공정위의 하도급분야 실태조사 1년 면제, 조달청 공공입찰 참가자격사전심사 때 가산점 부과 혜택을 받는다.
가장 낮은 ‘보통’ 등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4개사였다. 농협유통, 오뚜기,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한국쓰리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낙제점을 받아 동반성장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한솔테크닉스, 동부제철, 덕양산업과 이행실적을 제출하지 않은 에스앤티모티브는 협약평가 점수를 0점 받아 최하 등급을 기록했다.
2013년 평가와 비교해 등급이 오른 기업은 대상, 르노삼성자동차 등 23개사였다. 동반성장지수가 도입된 2011년부터 유일하게 3년 연속 최하인 ‘보통’ 등급을 받은 홈플러스는 동반위 컨설팅을 받고 납품업체들과 관계가 개선돼 올해 ‘양호’로 1단계 상승했다.
반면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 9개사는 등급이 낮아졌다. 특히 체감도조사 결과 8개 업종 전체 평균이 79.4점으로 전년(75.9점) 보다 3.5점 향상됐지만 유일하게 홈쇼핑업(71.5점)만 지난해 보다 점수가 하락(1.2점)해 동반성장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속한 기업이 1,500개가 넘는 상황에서 평가대상 기업은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동반성장 의지가 있다”며 “상대평가라 어쩔 수 없이 하위권에 속한 기업은 동반위가 컨설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동반성장지수의 평가 방식에 불만이 많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이번 평가 대상 대기업 70개를 사앧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평가방식’(61.2%)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이어 ‘동반성장 실행부담에 비해 미흡한 인센티브 제도’(24.0%), ‘평가결과에 대한 피드백 및 이의신청 절차 미흡’(7.0%)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보완과제로 ‘업종별·규모별 특성에 따라 평가방식 다양화’(41.4%), ‘절대평가로 바꾸고 졸업기준 제시’(31.4%)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동반위 관계자는 “체감도 평가는 주관적 지표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실적 기준 가감점을 늘려 보완했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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