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 진출 10년
“앞으로 10년 뒤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갖고 싶은 가전 브랜드 1위가 되겠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30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한국 진출 10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본사 공동회장인 마르쿠스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이 방한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밀레는 회사를 함께 창업한 두 가문이 4대째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이어가는 독특한 기업이다. 진칸 공동회장은 두 가문이 116년째 회사를 이끌어온 비결에 대해 “서로에게 약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관용정신”을 꼽으며 “존중을 바탕으로 항상 모든 결정을 같이 내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장이 되려면 밀레 이외 다른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제3의 기관에서 자질과 능력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경영권 승계에서 피보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전세계 47개 해외지사 가운데 35번째로 설립된 밀레코리아는 아파트나 원룸 등에 아예 설치되는 붙박이(빌트인) 가전을 건설업체에 대량 판매하는 기업간거래(B2B)로 첫 발을 뗐다. 주로 서울 강남 등지의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다가 세계 건설경기가 악화되자 소비자 판매로 눈을 돌렸다.
이후 백화점 입점을 확대하고 해외지사 중에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 또 해외 가전업체 중 유일하게 자체 사후관리(AS) 시스템을 구축했다. 덕분에 밀레는 소비자 부문 매출이 6월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413% 증가했다.
외산가전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밀레가 성장한 비결은 철저히 고가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피하려고 대상을 소득 상위 5%로 정하고 고가 제품으로만 승부했다. 올 하반기에는 두드리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식기세척기와 냄비 크기에 따라 조리영역을 감지하는 친환경 인덕션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밀레 공동회장은 “한국은 지난 10년 간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역동적인 시장”이라며 “고가 진공청소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을 앞세워 지난해 200억원대였던 매출을 10년 뒤 2배 가까이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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