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제조업가동률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본격화된 6월에는 급격한 소비 위축 등으로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6월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7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실물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全)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줄어 3월부터 석 달 내리 감소했다. 감소폭도 3월(-0.5%) 4월(-0.4%)보다 소폭 확대됐다.
특히 실물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공업 생산이 1.3% 감소하며 역시 석 달 연속 뒷걸음질을 했다. 광공업 생산 감소세가 3개월 연속 지속된 것은 2013년3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4.8%)와 자동차(-3.7%)의 부진 영향이 컸다. 생산 감소로 공장도 일부 멈춰서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전달보다 0.7%포인트 낮아진 73.4%를 기록, 2009년5월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갈수록 어두워지는 경기 전망에 설비투자 역시 3월(-2.0%) 4월(-1.7%) 5월(-1.3%)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메르스 사태가 휩쓴 6월에는 경기 상황이 훨씬 더 안 좋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지표인 소매판매가 5월 보합세(0%)로 내려 앉은 것에 이어 6월에는 큰 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소매판매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월 기업들의 체감경기 지표를 통해서도 이런 우려는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BSI(66)는 전달보다 7포인트 떨어지며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세월호 참사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작년 5월(79)과 6월(77) 수치를 크게 밑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시간이 갈수록 수출 급감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기가 재침체 되는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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