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친박계의 사퇴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버티기로 맞서면서 여권의 내전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0일 유 원내대표 사퇴 논란에 대해 “파국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일경제교실' 모임 직후 소속 의원 3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을 유 원내대표가 이길 수는 없고, 유 원내대표를 배신자로 낙인 찍어서 내보내는 것 또한 동료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명예회복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결단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비박계의 의원총회 개최 주장은 일축했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양반(유 원내대표)이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평소와 다름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1일 열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유 원내대표가 아닌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주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ㆍ청 갈등이 증폭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이 7월 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6일 소집해 국회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새정치연합이 모든 의사 일정에 복귀하는 등 국회는 닷새 만에 정상화됐다. 새누리당은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되면 본회의에는 참여하되 표결 때는 퇴장해 표결 자체를 무력화할 예정이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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