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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야식당' 오다기리 조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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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야식당' 오다기리 조의 변신

입력
2015.06.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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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야식당'의 오다리기 조. 엔케이콘텐츠 제공
영화 '심야식당'의 오다리기 조. 엔케이콘텐츠 제공

“오늘도 실례하겠습니다.” 한여름 일본 도쿄의 후미진 골목길. 얼음집 앞을 지나던 경찰이 얼음 바스라기를 입에 집어 넣고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해맑다. “주눅들 거 없어요. 도쿄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니까.” 경찰은 한 평(3.3㎡)남짓한 작은 파출소에서 도시 생활에 힘겨워하는 이의 등을 토닥이며 상담사 역도 한다. 넉살 좋은 중년의 경찰이 아니다. 천방지축 이미지가 강한 일본의 스타 배우 오다기리 조(39)가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심야식당’에서 보여준 반전이다. 그는 영화에서 경찰인 코구레로 나와 따뜻한 웃음을 준다.

오다기리가 영화보다 앞서 제작된 동명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도 다르다. 오다기리는 2009년부터 시즌제로 일본 방송 TBS에서 전파를 탄 드라마에서 도쿄 밤거리를 배회하는 풍운아로 나왔다. 직업도 확실하지 않고 선문답을 좋아하는 ‘심야식당’의 엉뚱한 단골 손님 역이다.

드라마와 달리 마쓰오카 조지 감독이 오다기리에 새 옷을 입혔다. 그는 “드라마에서 워낙 오다기리의 캐릭터가 강해 새로움을 위해 영화에서 캐릭터에 180도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심야식당’은 마스터라 불리는 식당 주인과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은 작품이다. 2006년 일본에서 나온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영화는 나폴리탄 스파게티, 마밥, 카레 세 가지 음식에 얽힌 얘기에 집중한다. 29일까지 8만6,945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봐 다양성영화로서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심야식당’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콘텐츠다. 지난해 뮤지컬로 만들어져 대학로서 관객들과 만났고, 내달 4일부터는 김승우 주연의 동명 드라마가 SBS에서 전파를 탄다.

영화만큼 오다기리도 한국과 인연이 깊은 배우다. 오다기리는 김기덕 감독의 ‘비몽’(2008)을 시작으로,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2011)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 제작진 및 배우들과 교류했다. 친한파 배우 중 한 명인 오다기리는 애초 ‘심야식당’ 한국 개봉을 위해 이달 내한해 국내 관객들과 만날 계획을 세웠으나 무산됐다. 오다기리가 지난 4월 둘째 아들이 장폐색으로 수술을 받다 사망해 큰 충격에 빠져서다. 오다기리는 당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년 9개월이라는 짧은 삶이었지만 생전의 정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며 둘째 아들의 마지막을 애도했다. 어리지만 존재의 의미는 컸던 아들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존중이 더욱 애닯다. 아들을 잃은 오다기리는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연애시대’에서도 하차한 뒤 슬픔을 추스르고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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