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 봉중근(왼쪽),
LG 봉중근(36)은 시즌 초 구위 저하로 부진할 때 "올 시즌은 마음을 비우고 지내야 할 것 같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부진한 팀 성적과 맞물려 등판 기회마저 사라져 개점 휴업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잠실 NC전에서 시즌 10세이브째를 수확하자 그의 동료들은 "봉중근이 언제 그렇게 세이브 숫자를 늘렸느냐"는 반응이었다. 올 시즌엔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가 없어 이 부문 1위 윤석민(KIAㆍ16세이브)과 격차도 크지 않다.
어느새 정상 궤도에 올라선 봉중근은 4년 연속 두 자릿 수 세이브도 달성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8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특급 마무리투수의 척도다. LG 출신으로는 김용수(1986~89년)와 이상훈(1996~2003년ㆍ1998~2001년은 해외 진출)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부문 최고는 한화 구대성(1994~2007년ㆍ2001~2005년은 해외 진출)의 9시즌 연속이다.
봉중근은 지난달 4일 마산 NC전에서는 역대 15번째이자 팀에서는 김용수(227세이브)에 이어 두 번째로 통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마무리로 전업한 2012년부터 출중한 성적을 올리다 올해 주춤하긴 했지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경력이다.
봉중근의 최근 상승세는 구속 향상과 그로 인한 심리적 안정이다. 봉중근은 초반 부진할 때"147㎞만 나와도 해볼 만할 것 같은데…"라며 누구보다 답답해했다. 시속 140㎞를 밑도는 구속으로는 아무리 봉중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들이 밀어도 통할 수 없었다. 한 번쯤 2군에 다녀오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벤치에 앉혀두더라도 그의 회복을 기다렸다.
그리고 봉중근은 "더 떨어질 곳 없다"는 심정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구위도 되찾아 구속을 140㎞대 후반까지 끌어 올렸다. 봉중근은 6월에만 6세이브(1승)를 추가했고,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도 1.59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지난 3년간 검증된 봉중근이기에 그의 부활 조짐이 더욱 반가운 LG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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