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넥센 한현희(22)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과정' 속에 있는 만큼 방심은 없다.
한현희는 올 시즌 새롭게 변신했다. 2013년과 2014년 중간 투수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던 그는 올해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해 절반의 시즌을 치렀다.
스스로 보는 '선발 한현희'는 아직은 아쉽다. 그는 "(선발로서) 아직 완벽하지 않다. 1년 차인 만큼 부족한 게 많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 성장하기 위해 채울 부분도 많다. 그는 "체인지업이나 떨어지는 구종을 더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성적은 15경기에 나와 7승3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에이스 밴헤켄(8승)에 이어 많은 승리를 올렸지만 아직 안정감은 부족하다. 데뷔 후 줄곧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평균자책점이 5점대까지 치솟았다.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5번에 그친다.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232를 기록 중이지만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292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기록한 피홈런 11개 역시 모두 좌타자에게 허용했다. '넘어야 할 벽'이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풀카운트 승부가 유독 많은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하고 풀카운트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투구 수도 많아진다.
지난달 2일과 9일에는 2경기 연속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롯데전에서 승리해 5월27일 삼성전 이후 한 달 만에 승수를 추가한 한현희는 "그동안 뭘 해도 안 돼 힘들었다"며 답답했던 마음을 털어놨다.
사령탑 역시 아직은 선발 한현희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전환 첫 해를 보내고 있는 한현희에 대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좋은 과정으로 가고 있다. 잘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선발 첫 해인) 올해는 로테이션만 꾸준히 지켜줘도 잘 하는 것"라는 기대 역시 거두지 않고 있다. '어려움이 예상된 시즌'을 보내면서 잘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현희가 지난해 후반부터 필승조의 역할을 사실상 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중간 계투로 나서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작년까지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를 했지만 싱커와 체인지업을 추가하라고 했다. 올해 선발로 예정되면서 더 열심히 준비를 했고, 그랬기 때문에 이만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성장하는 한현희는 여전히 넥센의 희망이자 미래다. 2009년 이현승(현 두산) 이후 팀 내 토종 10승 투수가 없는 넥센의 '한'도 한현희가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현희는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10승이 쉬운 게 아니지 않나.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긴장을 풀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넥센 한현희.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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