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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선언하면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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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선언하면 어떤 일이?

입력
2015.06.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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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협상 결렬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그리스와 채권단이 파국을 막기 위한 막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성과가 없다면 디폴트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면 물가 급등, 실업 급증, 은행·기업 연쇄 파산, 성장률 급락 등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디폴트는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그리스를 주목하고 있다.

국민 생활 영향..물가 급등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갈 경우, 자본통제 이후 명목ㆍ실질 소득이 크게 감소한다. 또 1,000만 국민 대다수가 실직이나 월급ㆍ연금 체불, 투자 손실 등을 겪는 등 사회 심리적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직장이 있다 해도 월급 삭감,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 음료수, 화학제품 등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면 생활비까지 치솟을 수 있다. 정부가 생필품 품귀 현상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 하더라도 국민 대다수의 삶의 질 저하는 막기 어렵다.

은행에서 1인당 하루 60유로(7만 5,000원)만 인출할 수 있고 해외 계좌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4인 가족의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하루 15만원씩 매달 약 370만원 정도만 생활비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가정마다 자녀들의 국내외 교육비와 문화생활 비용 등 생계ㆍ의료 등 불요불급 비용의 지출 축소가 불가피해지고 해외 유학 중인 학생들의 귀국 행렬 등도 예상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여행사 등 서비스 업체 등의 연이은 파산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긴축 반대’ 시위에 가담했던 시민들이 임금 체불이나 연금 지급 중단 등을 비난하며 치프라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발전해갈 수 있다.

은행·기업 등 부도 도미노

은행 등 금융기관의 파산은 기업 줄도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스 산업구조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한 편이다. 관광, 해상운수 등 3차산업 중심의 생산구조(3차산업 57.2%)여서 대부분 재무 구조가 허약한 편이라 충격을 이겨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이르는 관광산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렉시트 시 드라크마 재도입…”가치 50% 평가 절하”

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에 이은 그렉시트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면 유로화 대신 옛 화폐인 드라크마를 재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렉시트 초반 드라크마의 가치 폭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대 50%까지 통화 가치가 평가 절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뉠 때 슬로바키아는 새 통화를 정착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슬로바키아는 통화 가치 폭락과 경제 규모 축소의 시련을 견뎌야만 했다. IMF는 그리스에서도 드라크마화가 폭락하고 수입 물가는 치솟아 물가 상승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그렉시트로 그리스가 얻는 이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당장 GDP의 1.8배인 공공부채를 갚지 않아도 되고 통화가치 폭락으로 무역에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빚을 제대로 갚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도 저하는 그리스의 앞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그리스 정부의 반(反)긴축 정책에 그리스 시민이 지지를 보내는 것과 달리 절반이 넘는 그리스 인들은 여전히 유로존에 남기를 바라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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